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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부도·경제신탁" 치욕 3년 8개월만에 벗어나
입력2001-08-09 00:00:00
수정
2001.08.09 00:00:00
■ IMF체제 23일 완전졸업우리나라가 오는 23일 국제통화기금(IMF)로부터 빌린 자금 가운데 마지막 남은 잔액 4억4,000만달러를 조기 상환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외환위기 이후 3년8개월 만에 IMF 체제에서 완전 졸업하게 됐다.
이젠 국가부도ㆍ경제신탁 등의 치욕에서 완전히 탈피하게 된 것이다. 즉 독자적인 경제주권을 찾게 된 셈이다. 우리나라는 IMF의 사후 점검프로그램(PPM) 등 차관보유국으로서 IMF에 대한 경제정책협의 의무에서 벗어나게 된다.
◆ 어떻게 상환해왔나
정부는 지난 97년 12월 IMF에 210억달러를 차입하기로 했다가 15억달러는 취소하고 모두 195억달러를 지원받았다.
이중 고금리 차입금인 보완준비금융(SRF) 135억달러는 당초 계획보다 앞당겨 99년 9월 전액 상환했고 나머지 대기성차관(스탠바이차관) 60억달러를 올 1월부터 갚기 시작해 이번에 모두 상환하게 됐다.
상환일정은 ▲ 올해 26억3,000만달러 ▲ 오는 2002년 26억2,000만달러 ▲ 2003년과 2004년 각각 2억3,000만달러로 예정돼 있었다.
그러나 IMF가 우리나라의 외환보유고와 국제사회에서의 위상을 들어 조기상환을 요구한데다 정부도 스탠바이 자금의 경우 원래 위기극복용 단기지원자금인 만큼 대외경제여건이 호전된 상황에서 조기상환함으로써 국가신인도를 높일 필요가 있다고 판단, 조기상환을 추진해왔다.
멕시코도 지난해 8월 2003∼2005년 만기도래하는 IMF자금을 한꺼번에 미리 갚았다.
이에 따라 정부는 IMF와 협의를 거쳐 올 1월8일 5억달러를 상환하는 것을 시작으로 2월 말까지 20억달러, 5월 말까지 추가로 20억달러를 갚고 8월 말까지 나머지 15억달러를 상환하기로 결정했다.
◆ 조기상환 의미와 효과
이번 조기상환으로 한국이 외환위기를 완전히 극복했다는 메시지를 국제사회에 전달함으로써 국가신인도를 높이는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전망된다.
IMF 채무국에서 채권국으로 전환되는 이미지제고와 국제금융시장에서 차입 비용을 낮추는 효과도 기대된다.
실제로 멕시코는 IMF 자금 조기상환으로 국채의 가산금리가 3.87%포인트에서 3.07%포인트로 떨어졌다.
이와 함께 이 자금의 상환은 순외환보유액(NIR)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으면서 보유액 중 차입비용의 비중을 낮출 수 있어 외환보유고의 구성을 건실하게 바꿀 수 있다.
무엇보다도 우리나라가 외환위기를 극복하고 완전한 경제주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된다는 점에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앞으로는 IMF 회원국으로서의 의무인 통상적인 경제협의회만 매년 한차례씩 가지게 되며 우리나라의 경제정책 입안과 시행과정에 IMF가 개입할 수 없게 된다.
◆ 남은 과제
외환위기 직후 IMF의 상징적 인물이었던 캉드쉬 총재는 지난해 2월8일 미국 워싱턴에서 고별기자회견을 가진 자리에서 "국민들의 용기와 희생 때문에 한국은 이제 IMF를 잊어도 된다"는 말을 남기고 떠났다.
그는 그 당시 한국이 실질적으로 IMF로부터 졸업했다며 급속한 경기 성장과 회복, 이를 통한 재기에 박수를 보냈다.
캉드쉬는 기업구조조정, 금융부문의 건전화, 재정 건전화, 사회복지정책의 강화 등 할 일이 아직 많이 남아 있다고 충고했다.
캉드쉬의 말대로 IMF 졸업은 새로운 출발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하이닉스반도체(옛 현대전자), 대우 등 현안 부실기업 처리 등 경제전반에 남아 있는 뇌관을 신속하게 정리해야 할 것이며 구조조정의 고삐도 늦추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많은 경제전문가들은 강조한다.
IMF 졸업에만 만족할 경우 멕시코의 경우와 같이 제2, 제3의 위기를 맞이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박동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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