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형펀드에 대한 환매가 이어지는 가운데 펀드도 장기 투자해야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시장 분위기에 휩쓸려 투자와 환매를 반복하는 것보다 장기적인 성장성을 믿고 긴 호흡으로 투자하는 것이 더 유리하다는 주장이다. 전문가들은 이 달에도 국내외 경기회복세가 이어지면서 주가도 지난 달에 이어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단기적으로 변동성 높고, 상승탄력도 다소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성장형펀드와 가치형펀드 등을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는 게 바람직한 것으로 지적됐다. ◇코스피지수 1,800포인트 다가서면 환매 다시 늘 수도=코스피지수가 1,700포인트를 넘어서자 국내 주식형펀드에서는 하루에 5,000억~6,000억원씩 대량 환매가 일어나기도 했으나 코스피지수가 다시 연중 최고치를 기록하자 환매는 다소 누그러진 상태다. 전문가들은 펀드 환매보다 훨씬 강력한 외국인 매수세가 주가를 견인하면서 투자자들이 펀드 환매시점을 늦췄지만, 1,700대 초중반에 머물던 지수가 한 차례 더 강력한 상승 커브를 이어갈 경우 펀드 순유출 규모가 증가할 수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배성진 현대증권 펀드리서치팀 연구원은 "코스피지수 1,700~1,800포인트 사이에서의 환매가 약 60% 가량 진행됨에 따라 지수가 1,800포인트에 근접하더라도 환매 부담은 그리 크지 않을 것"이라며 "하지만 지수가 1,800포인트를 돌파할 경우 펀드환매가 다시 늘어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상승장에 소외됐던 가치주펀드 주목=국내 증시는 선진국 및 다른 이머징국가 대비 투자매력이 여전히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대내외 악재에도 불구하고 경기회복과 1ㆍ4분기 기업실적 호조에 힘입어 코스피지수 박스권도 한 단계 높아졌다. 저금리 기조도 지속되고 있어 위험자산 선호현상과 주가대비 기업가치(밸류에이션)의 매력도 유지될 전망이다. 양은희 한국투자증권 자산컨설팅부 차장은 "경기모멘텀 둔화 가능성과 국내주식형펀드에서의 자금 유출 추세가 주가에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라며 "성장형보다는 가치주펀드 및 인덱스펀드의 상대적 투자매력이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이계웅 신한금융투자 펀드리서치팀장은 "중국긴축 강화 우려, 국내 수급악화 지속, 원화 강세, 남유럽 리스크 등 대내외 불확실성으로 지수등락은 다소 확대될 것"이라며 "중소형주, 자산주, IT테마 등 부각에 따른 가치스타일의 중소형주 펀드와 외국인 매수가 집중된 성장스타일의 그룹주펀드를 적절히 배합하는 게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중국펀드, 단기적 부담요인 고려해야=해외펀드의 경우 국가별 차별화 현상에 주목해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 선진국펀드의 경우 미국과 일본펀드의 상대적 강세 속에 유럽펀드의 부진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머징펀드의 경우 인플레이션 압력 증가와 자산버블 우려로 긴축정책이 본격화 되고 있는 중국, 인도, 브라질 등보다는 원자재 가격 상승과 재정건전성 회복으로 국가신용등급이 상향되고 있는 동유럽이나 아세안국가 등에 주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서동필 우리투자증권 자산관리컨설팅부 연구원은 "미국의 고용시장 개선과 소비회복세가 지속되는 데다 기업실적도 양호해 긍정적"이라며 "다만 중국의 경우 계속되는 긴축 우려로 단기적으로는 최근처럼 변동성 높은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오온수 현대증권 펀드리서치팀 연구원도 "중국 증시는 밸류에이션 부담이 작은 상황이지만, 가까운 시일 내에 원화절상 가능성이 높고, 지급준비율을 비롯한 금리인상 가능성으로 긴축 선회에 따른 시장의 단기 부담요인을 고려해야 한다"며 "이에 따라 5월 추천 포트폴리오에서 중국펀드 편입을 제외시켰지만, 중장기적 성장성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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