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제79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공로상을 받은 이탈리아의 영화음악 작곡가 엔니오 모리코네(78)와의 인터뷰가 웨스트LA의 이탈리아 문화원에서 있었다. 우리에겐 세르지오 레오네 감독, 클린트 이스트우드 주연의 스파게티 웨스턴 영화 '황야의 무법자'의 음악으로 친숙한 그는 채찍질과 휘파람 소리를 섞어 만든 이 돌연변이 같은 음악으로 일약 세계적 영화음악가로 부상한 이후 '천국의 날들' '미션' '언터처블' '벅시' 및 '말레나' 등 수많은 영화들의 음악을 작곡했다. 그는 모두 다섯번 오스카상 후보에 오르고 세번 골든글로브를 받기도 했다. 이날 인터뷰에서 엔리오 모리코네는 "골든 글로브 등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상들을 받았는데 유독 오스카 만 없었다"면서 "이제 그 빈자리가 채워지게 됐다"고 기쁜 마음을 감추지 않았다. 다음은 인터뷰 전문. -오스카 공로상 수상 소식을 받고 놀랐는가. ▦전혀 기대하질 않았었다. 영화 음악을 작곡할 때 상을 생각하고 곡을 만들지는 않는다. 난 과거 모두 5번 오스카상 후보에 올랐었는데 그것만 해도 행운아닌가. 오스카상은 일종의 복권 추첨 같은 것이지만 매우 중요한 것이기도 하다. 내가 영화에 제공한 작업의 전체를 위해 주는 이번 상은 내겐 참 좋은 것이다. -당신의 수상을 기념해 나온 음반 '우리는 모두 엔니오 모리코네를 사랑해'를 보면 메탈리카와 브루스 스프링스틴 등 다양한 가수들이 당신의 곡을 노래한다. 어느 가수의 해석이 가장 이색적이었는가. ▦너무나 많고 다른 타입의 음악과 예술가들과 음성으로 짜여진 음반제작에 난 처음 반대했다. 그러나 제작자가 고집을 부려 만들었다. 들어보니 모두가 자신들이 최선을 다 했다고 느꼈다. 대단히 동적이요 강렬한 음반이다. 내가 좋아하는 해석이 있지만 밝히지는 않겠다. -당신은 어디서 영감을 받아 작곡하는가. ▦그건 미스터리다. 나도 모른다고 말할 수 밖에 없다. 어쩌면 두뇌에서 올 수 있고 내가 공부한 이론에서도 올 수 있다. 또 내 개인적 사랑과 음악에 대한 정렬 그리고 영화 그 자체에서도 올 수 있다. 그것은 이치를 넘어선 것이다. 나는 굉장히 엄격한 스승에게서 음악을 배웠는데 그는 학생들로부터 최고를 요구했다. 나는 정말로 그 스승을 존경했다. -당신은 세르지오 레오네와 주세페 토나토레 등 같은 감독들과 계속 일해 왔는데 새 감독의 영화를 작곡할 때는 어떤 계기로 그렇게 하는가. ▦난 얼마 전까지만 해도 작곡 제의를 모두 수락했었다. 어떤 도전이든 받아들이겠다는 마음이었다. 그러나 요즘은 조심해서 수락한다. 감독과 친구가 돼야 할 필요성을 느껴서다. 영화음악은 영화의 흥행 성공에 도움이 돼야 한다는 책임감과 그것이 음악인으로서 나 자신의 발전에 어떤 기여를 하는가라는 두 가지 문제를 늘 제시한다. 그것이 내가 감독의 신뢰와 지원을 필요로 하는 이유다. -음악은 어디서 작곡하는가. ▦할리우드 음악을 작곡할 경우 초본은 미국서 작곡하나 완성은 이탈리아의 스튜디오에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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