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ㆍ4분기 실적시즌이 시작된 이후 국내 증시에 상장된 외국기업들의 주가 소외현상이 심해지고 있다.
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실적시즌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지난 달 이후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 상장된 외국기업 14곳의 주가가 하락했다. 코웰이홀딩스와 차이나그레이트가 각각 22.69%, 20.75% 급락한 것을 비롯해 뉴프라이드코퍼레이션(-15.33%), 차이나하오란(-13.05%), 중국원양자원(-12.35%), 중국식품포장(-12.18%), 중국엔진집단(-12.59%), GSMT(-9.84%), 화풍집단(-11.09%), 3노드디지탈(-9.12%), 차이나킹(-7.13%), 동아체육용품유한공사(-6.87%), 네프로아이티(-0.51%), 연합과기(-0.77%) 등 14종목의 주가가 모두 하락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가 5.36% 올랐고, 코스닥지수 하락률이 -2.12%에 그친 점을 감안하면 외국기업들의 부진이 다른 국내기업 보다 훨씬 심했던 셈이다. 지난 달 23일 코스닥시장에 상장된 웨이포트유한공사도 종가 기준으로 상장 이후 단 하루도 공모가(1,400원) 수준을 넘지 못하고 있다.
이들 기업 중 상당수는 지난 6월 한국거래소의 중국 현지 기업설명회(IR)를 계기로 주가상승과 거래량 증가 등의 효과를 누렸지만 7월부터는 다시 침체의 늪에서 허우적거리는 모습이다. 실제로 지난 6월 가장 큰 폭으로 주가가 올랐던 코웰이홀딩스(24.15%)와 차이나그레이트(22.45%)의 경우 한 달여 만에 상승폭을 모두 반납했다. 외국기업들은 거래량도 크게 감소했는데 6월 중 4거래일이나 100만주 이상의 거래량을 기록했던 차이나하오란의 경우엔 지난 한 달간 30만주조차 넘은 거래일이 한 차례도 없을 정도다.
최근 국내증시 상장 외국기업들이 투자자들의 관심권에서 멀어지고 있는 이유는 최근 중소형주 시장 자체가 부진한 데다가 하반기 글로벌 경기에 대한 불확실성이 가중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게다가 실적시즌임에도 2ㆍ4분기 실적을 발표한 기업은 고작 5곳에 불과해 주목도가 더욱 떨어지고 있다. 그마저도 두 곳은 전체 실적의 92%~97%를 차지하는 자회사 실적만을 발표를 했는데 해당 회사의 지분ㆍ매출구조를 정확히 모르는 대다수 투자자의 관심을 끌기엔 다소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한 외국기업 관계자는 “중소형주들이 시장의 주목을 받지 못하다 보니 좋은 실적을 내놓아도 주가가 쉽게 오르지 못한다”며 “주가가 오를 땐 개별적으로 오르지만 떨어질 땐 다른 외국기업들과 한 데 묶여 내려가니 억울한 점이 많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