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9, 8, 7, 6, 5, 4, 3, 2, 1, 0. 카운트다운과 함께 한국 우주 역사의 새로운 장이 펼쳐지게 된다. 한국은 세계 36번째로 우주인을 배출한 국가가 되며 한국 최초로 우주 실험 전문가 자격으로 소유스에 탑승한 이소연씨는 세계 49번째 여성 우주인으로 남게 됐다. 한국 첫 우주인 배출은 한국 과학계에서 의미가 매우 크다. 우주 관련 분야에서 한국은 일본 등 경쟁국에 비해 뒤처져왔으나 이번 일을 계기로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바이코누르 기지에서 한국 최초의 우주인 배출을 현장에서 지켜본 국내 관계자들은 지난 2000년 말 우주개발 중장기 기본계획부터 시작된 7년간의 대장정이 마무리되는 순간을 지켜보면 감회에 빠져들었다. ◇7년간의 대장정, 한국도 우주국가=현지에서 발사 과정을 지켜본 백홍렬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원장은 “2000년 12월부터 시작된 한국 첫 우주인 배출 프로젝트가 현실화되는 순간을 지켜본 것은 감격스러운 일”이라며 “이 순간은 평생 잊지 못할 것 같다”고 심정을 이야기했다. 기자단을 비롯, 현지에 모인 우리 관계자들 역시 일련의 과정을 지켜보면서 한국도 우주국가가 됐다는 사실에 감흥에 젖는 분위기였다. 사실 한국 최초의 우주인 배출은 한국 과학사의 새로운 금자탑으로 남을 사건으로 기록된다. 항공 우주 관련 분야에서 우리나라는 이렇다 할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현재 우주에는 전세계 각국에서 쏘아올린 인공위성만 해도 수천개가 넘는다. 한국 국적 위성은 고작 8개에 불과하며 그나마 변변한 발사 장소도 없어 비싼 값으로 남의 나라 발사대를 빌려야 하는 처지이다. 현재 위성을 발사할 수 있는 발사체 기술을 갖고 있는 국가는 미국ㆍ러시아ㆍ일본 등 12개국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도 뒤늦게 우주 개발에 뛰어들면서 현재 전남 고흥에 우주센터를 건립 중이다. 한국 최초의 우주인 배출은 이 같은 한국 우주 프로젝트를 한 단계 향상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게 과학계의 시각이다. ◇경제적 가치는 어느 정도 될까=한국 우주인의 첫 우주 진입으로 향후 우주개발 경쟁에서 한국이 누릴 수 있는 경제적 가치도 재조명을 받고 있다. 한국의 우주기술 인프라 여건상 아직 갈 길이 멀지만 기술성과에 따른 부가가치는 결코 적지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당장 이씨의 성공적 우주비행으로 거두게 될 유ㆍ무형의 경제적 효과는 4,780억원에 이른다는 연구결과가 국내 연구자에 의해 발표된 상태이다. 허희영 한국항공대 교수가 최근 20∼50대 성인남녀 1,360명을 대상으로 ‘우주인 사업에 어느 정도 비용을 지출할 가치가 있는가’를 물어 성인 1인당 1만3,947원을 산출해낸 결과다. 허 교수는 우리나라 20세 이상 성인의 수 3,429만명에 1인당 가치를 곱해 우주인 사업의 경제적 효용을 4,782억원으로 추산했다. 이 같은 낙관적 전망의 배경은 단연 우주기술의 파급력이 그 어떤 산업기술보다 무궁무진하기 때문이다. 극한의 우주 환경에서 적용될 수 있는 기술인 만큼 지구 환경에서 훨씬 막대한 부가가치를 창출하게 되는 이중의 수익구조를 얻게 된다. 교육과학기술부와 항우연에 따르면 이미 국내 업체들도 미약하나마 이 같은 가능성에 도전, 일정 부문 성과를 얻어내고 있다. 한국 항공우주산업의 경우 다목적실용위성(아리랑) 2호 개발사업을 통해 확보한 위성 탑재 컴퓨터 개발 기술을 항공기 탑재 컴퓨터 데이터 처리기술에 활용하고 있다. 교과부의 한 관계자는 “정수기를 처음 이용한 고객이 아폴로호를 탄 우주인이었다는 사실은 우주기술 개발의 중요성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함축해 설명해준다”며 “이씨의 우주비행을 계기로 우주개발만이 미래를 담보할 수 있는 산업이라는 국민적 공감대가 충분히 확산되기만 하더라도 우주인 배출사업의 경제적 가치는 수천억원 이상에 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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