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전세계 5만개 매장 개설.’ 글로벌 브랜드를 꿈꾸는 BBQ의 야심만만한 계획이다. BBQ는 2003년 중국, 2005년 스페인에 이어 조만간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사우디아라비아, 인도네시아, 태국, 일본, 인도 등 10개국에 진출한다. 현재 8개국 현지 기업들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상태다. 일본, 사우디아라비아,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는 상반기 내 본 계약을 체결할 것으로 예상된다. 멕시코, 칠레, 과테말라, 온두라스 등 중남미 국가들에서도 ‘러브콜’이 오고 있다. BBQ는 브랜드와 시스템 등 사업 노하우만 제공하고, 제휴를 맺은 현지 기업이 투자와 운영을 담당하는 ‘마스터 프랜차이즈’ 방식으로 이들 국가에 진출할 예정이다. 프랜차이즈 권리 제공 대가로 100만 달러 이상, 개설 점포당 이니셜 로열티 5,000달러와 매출액의 3.5%인 러닝 로열티를 받는 조건으로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제너시스 윤홍근 회장(51ㆍ사진)은 “그 동안 수출하면 유형의 상품만을 생각했지만 치킨 기술이라는 무형의 상품을 수출하고 로열티를 받는다는 것에 큰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BBQ는 지난 2003년 둥팡시왕(東方希望) 그룹과 합작으로 현지법인을 설립하고, 같은 해 8월 상하이에 첫 점포를 오픈 하면서 중국에 진출했다. 중국에 진출하면서 윤 회장은 “2010년까지 중국 내 1만개의 매장을 오픈 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당시 업계의 반응은 회의적이었다. 실패는 않더라도 지나치게 높게 잡은 목표라는 반응이었다. 진출 3년째인 현재 BBQ의 중국내 점포수는 30개에 불과하다. 이런 추세라면 당초 목표를 수정해야 할 것 같다. BBQ의 중국 사업이 당초 기대에 미치지 못하다는 지적에 대해 윤 회장은 “다른 국가에 진출해서 사업기반을 구축하는 것은 너무 힘든 과정”이라면서 “지난 3년간은 공장시설, 교육, 물류, 품질관리, 마케팅, 디자인 등 시스템이 완비하는데 주력했기 때문에 지금까지의 가맹점 숫자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 동안 사업기반을 착실히 닦은 만큼 앞으로는 성장할 일만 남았다는 얘기다. BBQ는 이미 중국에 진출해 시장을 선점한 KFC와의 경쟁보다는 BBQ만의 차별화 전략을 통해 틈새시장을 공략했다. 시내 중심가 보다는 주택가 위주의 출점 전략과 배달 판매를 무기로 내세웠다. 또 후라이드치킨 일색인 KFC와 달리 양념치킨, 바비큐치킨 등 다양한 메뉴로 중국인들의 입맛을 공략했다. 이러한 전략은 어느 정도 주효 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내 BBQ 매장은 당초 목표치였던 1,500위안(한화 20만원)보다 약 30% 가량 높은 2,000위안(약 25만원) 정도의 일매출을 올리고 있다. 매출의 절반 가량이 배달 판매를 통해 이뤄진다. BBQ는 NCF(New Customer Friendship) 프로그램을 통해 중국인들을 충성고객으로 만들기 위한 다양한 마케팅 전략을 실시하고 있다. 윤회장은 “닭고기가 주식인 중국인들에게 치킨을 간식으로 인식하게 하는 것이 쉽지만은 않았다”면서 “한류를 잘 활용한다면 10~20대 고객들의 선호도가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현재 상하이와 칭다오에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BBQ는 올해 동북3성을 비롯 베이징, 톈진 등에도 진출해 매장을 300개까지 늘릴 계획이다. 중국 역시 마스터 프랜차이즈 방식으로 3.5%의 로열티를 받는 조건으로 각 성(省)별 가맹사업을 확대한다. BBQ는 국내 외식 프랜차이즈 가운데 유일하게 유럽에도 진출해 있다. 지난해 6월 스페인 마드리드에 1, 2호점을 오픈했다. 현지 브랜드 이름은 ‘Tele Pollo BBQ’. ‘전화를 통한 BBQ’란 뜻이다. 스페인에서 BBQ는 소비자들은 물론 언론, 투자기관 등으로부터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배달음식이라고는 피자밖에 없는 스페인에서 치킨을 안방까지 배달해주는 곳은 BBQ 밖에 없다. 한 스페인 투자기관은 “BBQ가 소비자 지향적인 메뉴 및 운영방식을 갖추고 있다”면서 “매장도 중소형 규모여서 투자장벽도 낮다”며 성장 가능성에 높은 점수를 주기도 했다. 마드리드는 유럽에서도 이름난 휴양도시로 계절마다 유럽 각국의 인구가 유입되기 때문에 스페인에서 성공하면 영국, 프랑스 등지로의 진출이 가능하다. 또 스페인은 중남미 지역으로 진출하는 관문 성격이기도 하다. 중남미 국가들이 오랜 기간 스페인의 영향하에 있었기 때문이다. 올해 50개 점포를 개설하고 내년에는 150~200개 정도를 출점할 계획이다. 현재 세계 치킨 시장의 절대 강자는 KFC다. 브랜드 파워나 점포수에서 BBQ는 아직 경쟁상대가 되지 못한다. 하지만 앞으로는 사정이 달라질 것 같다. 벌써부터 KFC가 BBQ를 의식하고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 이에 대해 윤회장은 “KFC와 BBQ는 시장이 다르다. 가맹점과의 커뮤니케이션 방식이나 메뉴 개발, 마케팅 방식에서도 차이가 많다”면서 “BBQ는 소비자들이 원하는 메뉴와 판매방식을 통해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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