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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1일 '창설 10돌' 맞는 코스닥시장
입력2006-06-20 12:58:57
수정
2006.06.20 12:58:57
코스닥시장이 오는 7월1일로 출범 10돌을맞는다.
1987년 4월 주식 장외시장으로 출발한 코스닥시장은 1996년 7월1일 경쟁매매방식을 도입하면서 본격적인 주식시장으로 탄생, 국내 벤처기업의 산실로서 경제 회복을 이끄는 견인차 구실을 해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투기'와 `작전'의 온상이라는 오명을 벗지 못하고 있어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비약적인 성장 = 코스닥시장이 지난 10년 간 일궈낸 성장은 눈부시다.
출범 첫해 시가총액은 8조6천억원, 상장법인수는 343개에 불과했으나 지난 19일현재 시가총액은 7.2배 증가한 61조7천억원, 상장법인수는 2.7배 늘어난 927개에 달하고 있다.
거래규모 역시 1996년 하루평균 14만주, 21억원에서 1999년 3천만주, 4천억원으로 급증했으며, 올해 들어서는 5억9천만주와 2조원에 이르고 있다.
중소.벤처기업의 자금조달시장으로서 역할도 지속적으로 제고돼 시장개설 후 현재까지 기업공개(IPO)를 통해 9조원, 유상증자를 통해 18조원 등 총 27조원 가량의직접자금을 기업에 공급했다.
상장기업의 매출액 합계가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00년 6.96%(40조3천억원)에서 지난해 말 7.64%(61조6천억원)로 증가했다.
고용효과는 1999년 말 8만2천159명에서 지난해 말 18만9천595명으로 2.3배 가량증가하는 등 국민경제발전에도 크게 기여했다.
세계 각국의 신시장들 중 미국 나스닥을 제외하고는 비슷한 성공 사례를 찾아보기 힘들다는 평가다.
출범 후 외환위기를 맞아 어려움을 겪기도 했던 코스닥시장은 환란 후 정부가산업구조조정과 고용창출 등 경제회복의 주요 수단으로 벤처산업을 적극 육성하면서급성장의 계기를 맞게 됐다.
◆후유증도 커 = 코스닥시장은 그러나 횡령과 주가조작 사건이 끊이지 않고, 바이오, 엔터테인먼트 등 각종 테마주를 앞세운 '묻지마식' 투자가 성행하는 등 급성장에 따른 후유증도 컸다.
과거에 비해 나아졌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변동성도 큰 편이어서 장기 투자보다는 단기 시세 차익을 노리는 단타매매가 적합한 시장으로 여겨지고 있다.
때문에 코스닥시장은 아직 일부 투기성 자금을 제외하면 기관과 외국인으로부터는 큰 환영을 받지 못한 채 개인투자자의 거래비중이 95% 이상을 차지하는 '개미들의 시장'으로 남아 있다.
최근에는 부실기업들의 편법 우회상장이 시장의 건전성을 위협하는 문제로 부각되면서 금융당국이 서둘러 대책 마련에 나서기도 했다.
코스닥지수는 지난 2000년 3월에는 정보기술(IT) 거품이 붕괴하면서 첨단기술주들이 일제히 추락, 2,834.40에서 2004년 8월4일 324.71까지 폭락했으며, 이 과정에서 각종 허상들이 여실히 속내를 드러냈다.
당시 대장주였던 인터넷전화 업체 새롬기술(현 솔본)은 3천원대였던 주가가 불과 수개월 만에 30만원으로 100배나 급등하며 코스닥 황제주로 등극했으나, 얼마 못가 방만한 경영이 도마에 오르다 결국 경영권 분쟁과정에서 드러난 분식회계 혐의로대표이사가 구속되면서 `벤처신화'도 물거품이 됐다.
이후 비슷한 사례들이 줄을 이으면서 코스닥시장은 횡령, 분식회계, 작전이 난무하는 위험천만한 '벤처시장'으로 각인돼 갔다.
◆남은 과제는 = 코스닥시장은 거품 붕괴 후 수년째 거듭하는 제도 정비와 신뢰회복 노력에 힘입어 벤처기업들을 위한 정상적인 자본시장으로서 면모를 갖춰가고있다.
무엇보다 오랜 주가 조정기를 거치면서 기존의 부실기업들이 퇴출당하고 새로운우량기업들이 부상하면서 물갈이가 상당 부분 이뤄졌다. 최근 수년 만에 찾아온 코스닥시장의 활황은 이러한 시장의 상황 변화를 반영한 것이며, 1999~2000년의 `거품'과는 질적으로 다르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코스닥상장법인협의회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30위 기업의 업체당 평균 매출과 순이익은 1999년 말 대비 125%, 172% 늘고 부채비율은 11%포인트 낮아지는 등 실적과 재무상태가 눈에 띄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코스닥시장 출범 당시 실무진으로 준비작업에 참가했던 김병재 코스닥시장본부 공시제도팀장은 "코스닥시장의 출범 목적인 원활한 자금조달 통로를 마련하기 위해서는 지금까지 온 길보다 앞으로 가야할 길이 더 멀다"고 지적했다.
특히 부실 기업들의 퇴출을 활성화함으로써 시장의 체질개선을 강화해야 한다는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코스닥 담당 애널리스트들의 모임인 코스닥발전연구회를 이끌고 있는 이윤학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코스닥시장은 지난 10년 간 비약적인 외형 성장을 이뤘지만질적인 면에서는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많다"며 "무엇보다 퇴출 제도가 얼마나 효율적으로 기능하느냐가 시장의 발전 여부를 좌우하는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본다"고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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