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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로]

[통일로]북한의 패미니즘 북한에도 패미니즘(여성권리 신장운동)이란게 있을까. 일찍이 여성들이 사회 전반적으로 진출했고 탁아소, 여성전문 병원 등이 발달해 '여성운동'과는 거리가 멀 것 같은 북한에도 최근 패미니즘 운동이 급격히 일어나고 있다. 한 예로 이혼에 대한 여성들의 사고가 급격히 바뀌고 있다. 북한의 여성들은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이혼녀'를 가장 불명예스럽게 생각했다. 하지만 요즘 30대 여성들은 이혼에 대해 "한번 사는 인생인데 같은 값이면 좋은 사람 만나 재미있게 살다 죽어야 한다"는 생각을 지배적으로 하고 있다. '마음이 맞지 않으면 언제든지 헤어질 수 있다'는 뜻이다. 이것은 가부장적 사고가 팽배한 북한사회에서 이해하기 힘든 현상중 하나다. 탈북자들은 가부장적인 북한사회를 두고 "집에서 여자 일 도와주고 장보러 다니고 하는 것을 북한남자들은 남자의 위신을 추락시키는 행위로 여긴다. 특히 북쪽 남자들은 남쪽보다 남존여비 사상이 상대적으로 농후하다"고 말한다. 쌀배낭을 등에 지거나 배추를 손에 들고 다니는 남자는 동료들로부터 보이지 않는 손가락질 받고 여자는 집안일만 잘하면 여자 의무가 끝났다고 생각할 정도로 북쪽 남자들의 가부장적 사고는 남한의 60~70대 수준으로 뿌리깊다. 이혼은 노동자 출신의 여성들 속에서 많이 성행하고 있다. 왜냐하면 급속도로 힘겨워진 가정살림을 남자들과 손잡고 운영해 나가지 않으면 당장 힘들기 때문이다. 즉 남자들이 여자들을 이해하고 도와주는가 안하는가 하는 것은 가정을 유지하느냐 마느냐하는 것은 중요한 문제가 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그렇다면 북한여성이 마음에 들어하는 남자는 어떤 사람일까. 한 탈북자는 "생활능력은 없다해도 아내가 멀리 행상길 다녀오면 집에 밥을 해놓고 아내를 따뜻하게 맞이해주는 남자, 역에까지 마중나와 여자의 무거운 짐을 받아주며 '수고했다. 고생했다'"라는 말한마디를 건네주는 남자라는 것이다. 하지만 북한사회에서 이런 남자를 찾기는 쉽지 않다는 것이 여성들의 패미니즘이 급속히 번지는 이유중의 하나다. 김홍길기자 입력시간 2000/11/20 18:12 ◀ 이전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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