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매장에서 옷만 팔라는 법 있나요” 패션업체들이 매장내 의류뿐아니라 카페나 음식점, 갤러리, 락 클라이밍(인공암벽등반) 존을 설치하는등 이색 매장을 통해 독창적인 브랜드 이미지를 선보이고 있다. 이는 매출이나 수익보다 브랜드 감성을 담은 라이프스타일을 중시하는 이미지를 소비자들에게 전달하겠다는 전략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아웃도어 브랜드 ‘노스페이스’는 메가 컨셉샵을 확대하고 있다. 메가 컨셉샵은 각 매장에 독특한 컨셉트를 넣어 단순히 제품 판매에 그치지 않고 소비자에게 아웃도어 체험 및 휴식 공간을 제공하고 있다. 최근 개장한 광주 충장로점은 산장의 그릴에서 모티브를 딴 건물 외관에 클라이밍하는 조형물을 설치했다. 또 매장 내에는 락 클라이밍 존을 마련했으며 알프스의 샤모니를 연상시키는 고객 휴식공간도 만들었다. 회사 관계자는 “메가 컨셉샵은 단순한 쇼핑에서 벗어나 매장에서 체험 및 휴식, 정보전달 등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 의미를 두고 있다”고 말했다. 제일모직이 이탈리아 밀라노 매장과 제휴해 지난3월 서울 청담동에 문을 연 ‘10 꼬르소 꼬모’는 유명 브랜드 의류 외에 액세서리, 서적, 음반 등을 전시하고 판매한다. 또 매장 내에 와인과 음료, 파스타를 파는 카페도 자리잡고 있어 간단히 먹을 거리를 즐기면서 시간을 보낼 수 있다. 한마디로 패션과 미술, 음악과 디자인을 아우르는 라이프스타일 공간을 지향하는 컨셉트인 셈이다. 제일모직의 여성복 브랜드 ‘구호’도 백화점마다 매장의 인테리어를 달리해 단순한 의류 매장보다는 브랜드숍의 이미지를 구축하고 있다. 일부 백화점은 ‘구호 디자인 스튜디오로 꾸며 의류 및 액세서리, 문구류 등 동일 컨셉트의 각종 상품을 제안하기도 하고 일부 매장에는 간이 바(bar)를 들여놓기도 했다. 여성 의류업체인 미샤는 지난해 서울 서초동 사옥 1층에 136m²(약 40평) 규모의 ‘카페 드 미샤’를 열고 운영중이다. 이 카페에서는 커피, 주스, 간단한 브런치 메뉴 등을 판매하며 유명 디자이너들의 패션쇼 영상을 보여준다. 서울 도산공원 앞에 자리잡은 에르메스의 매장 ‘메종 에르메스 도산파크’는 10층 건물에 2개층만 의류 매장으로 활용할 뿐 나머지층은 박물관, 북카페, 갤러리, 레스토랑 등이 입점돼 있다. 에르메스코리아는 특히 문화기업이라는 이미지를 강조하기 위해 갤러리와 박물관, 북카페는 무료로 개방, 누구나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업계 관계자는 “패션 브랜드는 옷만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통일된 이미지를 보여주고 제안하는 역할을 해야 시너지 효과를 거둘 수 있기 때문에 이 같은 이색 매장은 갈수록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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