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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사설] EU안정협약 무시 `위험`

유럽연합(EU) 소속 국가들이 최근 불거지고 있는 `안정과 성장 협약`에 관한 혼란을 없애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두 가지다. 이 협약을 준수하든지, 아니면 개정하는 것이 그것이다. 그러나 이들은 이 두 가지 가운데 어떤 것도 할 생각이 없는 것처럼 보인다.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은 어려운 경제 현실을 인식하며 협약 적용의 `일시적 완화`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져 왔다. 그러나 프란시스 메르 프랑스 재무장관은 지난 화요일 유로존 소속 국가들에게 프랑스는 오는 2004년까지 3년 연속 협약을 어기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해, 유로존 소속 소국들의 반발을 자아냈다. EU의 규정을 지키기 위해 그 동안 희생해온 이들 소국들은 프랑스와 독일 등 거대 국가들이 아무런 제재 없이 협약을 어길 수 있다는 사실에 분개하고 있다. 많은 소국들은 이미 조만간 마련될 유럽 헌법에서 자신들이 거대 이웃 국가들로 인해 손해를 보고 있다고 느끼고 있는 상황이다. 협약을 둘러싼 논쟁은 어제도 계속됐다. 칼 하인즈 그라서 오스트리아 재무장관은 충실한 협약의 이행을 촉구하고 나섰고, 이에 대해 프랑스는 협약의 정신은 존중하지만 경제적 어려움에 대해 설명했다. 파스칼 라미 EU 통상 담당 집행위원은 협약을 현대화 시킬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지만, 이러한 의견은 이미 협약은 지난 11월 현 상황에 맞게 현대화됐다고 주장한 페드로 솔베스 경제 및 통화 담당 집행위원의 주장과 대치되는 것이다. 현재 협약은 불신 되고 있다. 협약과 마스트리트 조약에 포함된 적자 재정 상한선 문제 모두 미래 유럽의 연금 부담과 유럽 경제 사이틀 등을 고려해 다시 규정돼야 할 시점이다. 올 가을 시작될 예정인 정부간 컨퍼런스에서 이러한 문제가 다뤄져야 한다. 이러한 논의를 회피할 경우 EU는 실망스러운 시나리오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이번 주 불거진 논쟁을 보면 사건이 빨리 해결될 것 같아 보이지 않는다. 소규모 국가들은 프랑스와 독일이 안정협약을 분명하게 어기게 될 경우 이에 대한 처벌을 요구할 것이다. 그러나 거대 국가들이 그들에게 제재나 벌금이 부과되는 것을 막기 위해 그들의 힘을 행사할 경우 협약의 신뢰성은 완전 파괴될 것이다. 이런 식으로 제도의 소멸이 온다면 그 대가는 엄청날 것이다. 소국들은 앞으로 이 협약의 구속력에 귀 기울지 않게 될 것이고, 일부 국가들이 그들의 재정문제를 자기 맘대로 처리할 것이란 두려움도 계속 남게 될 것이다. 규정을 재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규정들을 그냥 무시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다. <파이낸셜타임스 17일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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