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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과 인연
입력2003-07-01 00:00:00
수정
2003.07.01 00:00:00
나는 46년 11월 17일 태어났다. 일본에 징용당하셨던 아버지께서 해방과 함께 돌아오셔서 나를 가지셨기 때문에 나는 진정한 의미의 해방동이다.
어릴적 우리집은 무척이나 가난했다. 생각해보면 내가 농업과 인연을 맺게 된 것도 가난했기 때문이다. 돈이 없어서 축산장학생으로 강진농고에 들어간 것이 처음 본격적으로 농업과 인연을 맺게 된 계기인 듯 싶다.
그 인연은 나아가 첫 직장으로써 농협을 택하게 하였다. 국회의원이 되어서도 14년간 농림해양위원회에서만 활동하였다. 이제는 농림부장관의 위치에 있는 걸 볼 때 농업과 나의 인연은 길고도 질긴 숙명이 아닌가 생각한다.
지금 우리 농업은 매우 힘겨운 시기를 맞고 있다. 10년전 우루과이라운드(UR)를 훨씬 뛰어넘는 농업개방 논의가 진행중이다. 자유무역협정(FTA)이 우리 국민경제 전반에 이익이 될 것이라는 점에는 별 이견이 없으나 FTA가 농업에는 치명적이라는 농업인들의 목소리는 단순히 집단 이기주의로 볼 수만은 없는 어려움이 있다고 생각한다.
이제는 도시가 농촌을, 자식이 부모를 보살펴야 할 때가 됐다. 다양하게 수입되는 외국농산물도 우리 농촌, 부모님들이 만들어낸 먹거리를 대신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그 속에는 사랑이, 정이 있기 때문이다.
어떤 사람이 물었다. "국회의원 시절과 장관인 지금과 다른 점이 많습니까?" 아마 국회의원시절 삭발하고, 단식투쟁으로 다소 과격하게 비춰질 수밖에 없었던 나의 이미지가 그 사람들의 마음속에 남아있는데 장관이 되어서는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관심이 클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농업 농촌 농민을 위한 나의 초심은 절대 변할 수 없다. 농업은 국가경제의 초석이요, 농촌은 도시의 뿌리라는 생각, 어려운 농촌을 회생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 할 것이라는 처음 출발때의 결심은 지금도 변치 않았고 앞으로도 변치 않을 것이다. 다만, 정책책임자로서 준엄한 국제사회 룰과 국내 다른 분야의 어려움과 국익도 같이 생각해야 하기 때문에 일하는데 어려움이 있다.
하나님은 나에게 가난으로써 농업과의 인연을 맺게 하여 주셨고 다시 농림부장관으로서 농촌을 위해 일하라는 기회를 주셨다. 앞으로 농업인, 국민들과 지혜를 모아 농업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 나갈 것이다. 나는 북한의 통일을 대비하는, 그래서 민족의 생명창고인 곡간열쇠를 굳건히 하는데 더욱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 가고자 한다.
<김영진(농림부장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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