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국내산 소고기와 돼지고기 값이 떨어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한미 FTA 영향으로 해석한다. 값싼 미국 소고기가 들어오면 국내 소고기 값이 먼저 떨어지겠지만 이 영향으로 소비자들이 싼 소고기를 많이 먹게 돼 돼지고기 값도 하락할 것이라는 예상이 현실화한 것이다. 식육ㆍ사료 업체인 ㈜선진은 식육 중에서 돼지고기만을 전문적으로 생산하는 업체다. 한미 FTA 영향으로 돼지고기 값이 떨어질 것으로 보고 일찍부터 대책을 마련해왔다. 이범권(사진) 선진 사장이 제시한 대책은 돼지고기 품질 향상과 해외 진출로 요약된다. 정부는 이 달부터 돼지고기의 육질 판정 기준을 바꿔 기존의 육량 위주에 더해 육질 기준을 추가했다. 기존에는 돼지의 중량과 등지방 두께 등 육량 만을 구분해 AㆍBㆍC 등급으로 나눴다. 이제부터는 육색, 지방색, 지방침착(마블링) 등을 고려해 1+ㆍ1ㆍ2ㆍ3 등급을 추가, A1+ 등으로 등급을 세분화하게 된다. 선진은 이미 오래 전부터 브랜드 돼지고기인 크린포크의 품질기준에 육질을 포함해 일정 수준 이상 등급을 받은 고기만 시중에 공급하고 있다. 최고 등급 고기 비중을 늘리는 게 목표로 이를 위해 계열 농장은 물론 농가에서 생산하는 돼지도 같은 자돈(새끼돼지)과 같은 사료를 사용하도록 하고 같은 위생처리시스템을 적용하고 있다. 생산성 향상에도 힘쓰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는 평균 모돈(어미돼지) 한마리당 14두가 생산된다. 미국의 18두, 유럽의 21~22두와 비교하면 차이가 많이 난다. 이를 선진국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게 선진의 계획이다. 해외 진출은 지난 97년부터 시작했다. 이사장은 “당시 IMF로 경영 사정이 좋지 않았지만 이왕 결정한 만큼 밀어부치기로 했다”며 “한미 FTA 등 급변하는 환경을 생각하면 결정을 잘 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필리핀ㆍ베트남ㆍ중국에 진출해 사료를 생산ㆍ판매하고 있으며 다른 동남아 국가 진출도 추진중이다. 필리핀의 경우 1997년 시작 이후 지난 2000년 손익분기점을 넘어섰으며 지난해 162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베트남은 지난 2005년 3월 시작해 지난해 73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으며 중국은 지난 2월 생산을 시작했다. “사료 소비는 경제 성장과 궤를 같이 합니다. 현재 세계에서 가장 높은 경제성장률을 보이는 곳이 동남아인 만큼 이곳의 시장 전망은 유망합니다. 필리핀의 경우 돼지농장도 확보하는 등 사료 외에 식육 시장에도 진출해 매출 기반을 확대할 방침입니다” 선진은 지난해 2,332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올해에는 브랜드 돼지고기 시장점유율 향상과 해외 실적 가시화를 통해 2,900억원의 매출을 올릴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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