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을 쇼핑한다’ 백화점들이 유명 레스토랑 및 맛 집을 앞 다퉈 푸드코너 등에 입점시키며 ‘맛’ 경쟁에 나서고 있다. ‘맛이 있는 음식 하나가 백화점 매출의 10%를 좌우한다’는 말처럼 까다로운 주부들의 입맛을 사로잡는 것이 백화점 매출 증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금은 없어진 삼풍백화점의 경우 백화점보다도 이곳에 입점한 냉면집을 방문하는 고객들로 붐비기도 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백화점들은 특색 있는 맛 집을 입점시켜 집객 효과를 높이기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는 프랑스 시골요리를 맛볼 수 있는 ‘르꼬르동 블루’가 입점, 백화점을 찾는 고객들로부터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2006년 입점 이후 노르망디식 돼지족 요리, 슈크르트 삼겹살, 치킨 콩피 등 국내에서 찾기 힘든 메뉴들을 판매하며 강남점의 명소로 떠올랐다. 충무로 본점의 전통한정식 맛집 ‘고메홈’은 매년 2~3종류의 신메뉴를 출시하며 2005년 입점한 이후 연 30% 이상의 매출신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이달중 본점에 일본 유명 테이크아웃 전문점을 벤치마킹해 일식 돈부리, 퓨전 라이스 등의 음식을 선보이고 5월에는 해산물 요리로 유명한 신사동의 지중해 요리 전문점 앨리스 키친을 본점이나 강남점에 입점시킬 예정이다. 롯데백화점은 점포의 특성에 따라 맛 집 차별화전략을 취하고 있다. 본점에는 지난해 스프 전문점으로 유명한 ‘크루통’을 입점시켜 젊은 고객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으며 영등포점에는 역사매장이라는 특징을 살려 30년 전통의 설렁탕집인 ‘이남장’을 입점시켰다. 또 10~20대 고객이 주로 찾는 영플라자에는 유명 케익 전문전 ‘미고’를 입점시키고 본점 2층 여성복코너에 청담동의 ‘까페74’를 휴식공간으로 선보였다. 현대백화점은 무역센터점에 이태원과 청담동의 맛 집으로 유명한 스모키살룬과 스위티블루바드를 입점시켰다. 스모키살룬의 주 메뉴는 웰빙형 수제 햄버거. 스위티블루바드는 청담동의 스테이크전문 레스토랑인 테이스티블루바드의 디저트 메뉴인 프랑스과자 마카롱을 특화시켜 판매한다. 입소문을 타면서 인기를 끌기 시작해 주말에는 하루 2,000개 이상 판매되고 있다. 또 중동점은 지난 1월 ‘안동국시’ 매장을, 목동점은 역삼동의 비즈니스 한식 레스토랑인 ‘로즈힐’을 오픈했다. 이종묵 신세계백화점 신선식품팀장은 “델리 매장을 찾아 특정 백화점에 간다는 고객이 있을 정도로 델리매장이 백화점의 새로운 차별화 요소로 등장하고 있다”며 “앞으로 백화점간에 새로운 메뉴를 개발하기 위한 시도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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