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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혁규총리론' 사면초가에
입력2004-05-24 22:41:05
수정
2004.05.24 22:41:05
야당 공세수위 고삐… 우리당 일각서도 "반대"
여권이 개각을 놓고 혼란에 휩싸인 가운데 한나라당과 민주노동당 등 야당은 물론 열린우리당 일각에서도 김혁규 총리 임명에 반대하고 나서는 등 ‘김혁규 총리론’이 사면초가에 빠져들고 있다. 특히 고건 총리의 각료제청권 행사 거부에 따라 개각일정이 흐트러지면서 청와대가 결국 김혁규 카드를 포기할 것이라는 관측마저 제기되고 있다.
일찍부터 김혁규 등용론에 반대입장을 고수해왔던 한나라당은 6ㆍ5 재보선까지 맞물리면서 갈수록 대여 공세수위를 높이고 있다.
한나라당은 ‘김혁규 총리카드’에 대한 반대여론을 확산시켜 부산ㆍ경남(PK) 지역에서의 여권의 ‘올인’전략을 차단, PK지역 재보선 승리를 거머쥐겠다는 복안이다.
김덕룡 원내대표는 24일 상임운영위원회의에서 “노무현 대통령이 지금 상생의 리더십을 펴겠다고 하는데 그것이 오기의 리더십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김형오 사무총장도 “노 대통령과 열린우리당은 전리품 나눠주기와 김혁규 총리 임명을 즉각 중지하라”고 촉구했다.
민노당도 김혁규 총리지명에 대해서는 한나라당과 마찬가지다. 권영길 대표는 이날 취임 인사차 여의도 민노당사를 방문한 우리당 신기남 의장에게 “김 전 지사의 총리지명 강행은 ‘상생 정치’의 범위를 넘어서는 것”이라며 “국가활성화를 위해 대통령이 앞으로 ‘통큰 정치’를 해줬으면 좋겠다”고 일침을 놓았다.
이 같은 정치권의 반발에 더해 청와대를 곤혹스럽게 만드는 것은 도와줘도 시원찮을 우리당 일부 의원들이 오히려 김혁규 총리지명 반대목소리를 내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 우리당 내에서는 10여명 안팎의 의원들이 김 전 지사의 개혁성이나 야당과의 갈등을 이유로 부정적인 의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국회 임명동의안 통과 자체를 무산시킬 수 있는 중대변수로 부각되고 있는 셈이다.
여권의 한 핵심관계자는 “현재로서는 김 전 지사를 총리후보로 지명한다는 방침에는 변화가 없다”면서도 “야당과 함께 우리당 일각에서도 반대의사를 밝히고 있어 총리후보를 아예 원점에서 재검토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총리 후보를 막판에 변경할 경우 참여정부 2기를 이끌어갈 노무현 대통령의 입장에서는 국정 장악력이나 정국 운영구도에 적지않은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는데다 탄핵사태 이후에도 야당에 끌려다닌다는 인식을 심어줄 수밖에 없어 부담스럽기는 마찬가지다. 이제 남은 것은 ‘승부사’로 알려진 노 대통령의 최종 결심뿐이다.
/ 남문현기자 moohn@sed.co.kr
정상범기자 ssang@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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