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한 경기불황 여파로 가계의 소득과 소비가 동반 감소하며 휘청거리고 있다. 29일 통계청이 발표한 '1ㆍ4분기 가계동향'에 따르면 물가상승을 감안한 전국 2인 이상 가구의 월평균 실질소득은 311만6,000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 줄었다. 또 월평균 실질소비지출(가계지출에서 세금을 제외)은 191만6,00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8% 감소했다. 실직소득과 소비가 동시에 감소한 것은 지난 2003년 전국 통계 작성 이후 처음이다. 1ㆍ4분기 명목소득도 347만6,000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8% 증가하는 데 그치며 통계 작성 이후 최저의 증가폭을 기록했다. ◇자산소득 큰 폭 감소=1ㆍ4분기 가계 소득 가운데 가장 큰 폭의 감소세를 보인 것은 자산소득.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6%나 감소했다. 부동산ㆍ주식ㆍ펀드 등 자산가치의 하락으로 가계의 손해가 컸던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난해 중국 등 브릭스(BRICs) 펀드에 투자한 가계들의 펀드가 반 토막 나며 자산소득 손실이 커졌다. 또 자영업자들이 경기침체의 직격탄을 맞으며 사업소득도 2.2% 줄어들었다. 근로소득의 경우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 늘어났지만 증가율 둔화세가 지속됐다. 전체소득에서 세금을 제외해 가계 소비로 이어질 수 있는 처분가능소득은 282만9,300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4% 증가하는 데 그쳤다. 또 10가구 중 3가구가 소득보다 소비가 많은 적자 가구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가구 중 적자 가구 비율은 29.6%이고 소득 하위 30% 가구 중에는 55.1%가 적자인 것으로 조사됐다. ◇교육ㆍ의료외에는 다 줄여=소비 지출은 식료품 및 비주류음료(-3.5%), 주류 및 담배(-13.5%), 교통(-15.7%)은 감소한 반면 보건(5.0%) 및 교육(3.9%)은 증가해 불필요한 비용은 과감히 줄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ㆍ4분기 가구당 비소비 지출은 감세로 조세 지출이 2.0% 줄어들면서 전년 동기 대비 2.3% 늘어났지만 사회보장(건강보험료 등) 및 이자비용은 전년 동기보다 각각 10.7%와 17.2% 급증했다. 처분가능소득에 대한 소비지출의 비율인 평균소비성향은 75.6%로 3.0%포인트 떨어졌다 반면 저축 등으로 보유 현금은 늘어났다. 불확실성에 대비하겠다는 의미다. 처분가능소득에서 소비지출을 뺀 흑자액은 69만1,000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4.6%나 늘어났다. ◇저소득층 소득 감소 두드러져=경기침체로 저소득층의 소득은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 월소득수준 하위 20%에 해당하는 1분위 계층은 처분가능소득이 63만4,000원, 소비지출이 113만9,000원으로 50만5,000원 적자인 반면 상위 20%인 5분위는 각각 603만3,000원, 346만9,000원으로 256만4,000원 흑자를 기록했다. 도시 근로자 가구만 놓고 보면 실질소득은 전년 동기 대비 3.7% 감소한 358만8,400원을 기록했고 실질소비는 -7% 감소한 207만9,600원을 기록했다. 도시가구의 평균 소비성향은 지난해 1ㆍ4분기 이후 처음으로 상승세를 보여 전분기 대비 1.5%포인트 오른 71.5%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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