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골프투어에서도 한류 열풍이 거세지고 있다. 구옥희(49)와 김종덕(44ㆍ나노소울)을 비롯해 이미 많은 선수들이 일본에서 활약하며 외화를 벌어들여 왔지만 올해는 특히 선수들이 고르게 활약하면서 남녀 투어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특히 장익제(32ㆍ하이트)가 일본프로골프(JGTO)투어 신인왕을 받은 것은 주목할 일이다. 장익제는 지난 5일 도쿄 ANA(전일본항공)호텔에서 열린 JGTO 시상식에서 최우수 신인으로 뽑혀 시마다트로피를 받았다. 여자골프계에서는 지난 98년 한희원이 일본 LPGA투어 신인왕을 받은 바 있고 미국 LPGA투어에서도 지금까지 4차례나 한국인 신인왕이 탄생했지만 남자선수가 해외 투어에서 신인상을 받은 것은 2002년 나상욱(21ㆍ코오롱)이 아시안투어 신인왕에 오른 데 이어 이번이 두번째다. 한국프로골프협회(KPGA)는 “(나상욱은 KPGA 멤버가 아니므로) 협회 소속 선수가 외국에서 한 해를 정리하는 의미의 상을 받은 것은 최초”라고 밝혔다. 올해 일본 투어에서 거둬들인 성과는 남녀 각 4승씩 총 8승으로 풍부했다. 2003년까지 여자 선수들의 활약이 두드러졌고 지난해는 여자 선수들의 우승 없이 남자만 5승을 거두는 등 한쪽으로 치우쳤던 일본 골프계에서 남녀가 고르게 활약을 한 것이다. 한국 선수들의 맹활약을 처음 알린 선수는 허석호(32). 그는 지난 5월15일 메이저대회인 PGA챔피언십에서 우승, 대회 2연패에 성공하며 한국 돌풍을 일으켰다. 2주 뒤 루키 장익제가 미쓰비시다이아몬드컵에서 정상에 올랐고 또 바로 다음주인 6월4일 허석호가 JCB클래식 센다이 대회를 제패하면서 일본 남자 골프 계에는 ‘한국선수 주의보’가 내려지게 됐다. 다음은 여자 선수들 차례. 맏언니 구옥희가 6월19일 서클K레이디스 우승으로 포문을 열었고 곧바로 다음주 프로미스레이디스에서는 구윤희(23)가 정상에 오르며 2주 연속 한국선수 우승의 기쁨을 누렸다. 신현주(25ㆍ하이마트)는 8월28일 요넥스레이디스에서 우승 트로피를 차지, 일본무대 데뷔 첫해 우승의 감격을 맛보기도 했다. 한국 선수들의 기개를 일본 열도에 떨친 것은 지난 10월9일. 양용은(33ㆍ카스코)과 이지희(26ㆍLG화재)가 나란히 일본 남녀 골프대회를 석권한 것이다. 양용은은 도카이클래식에서, 이지희는 산쿄레이디스오픈에서 각각 정상에 섰다. 이 같은 선수들의 활약으로 상금랭킹에서도 한국 선수들이 대거 상위권에 포진하게 됐다. 여자골프계의 경우는 신예 선수들의 대약진이 두드러지는 대목이다. 골프계 관계자들은 “일본은 풍토나 식습관 등이 비슷하고 한국과의 왕래도 쉬워 한국 선수들의 진출 및 활약이 더욱 활발해질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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