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치는 것보다 지켜보는 게 훨씬 더 긴장되더라고요.” 26일 제주 제피로스GC(파72)에서 열린 토마토저축은행오픈 첫날 한국프로골프 정규투어 대회에 난생 처음 아들과 함께 출전한 최광수(47ㆍ동아제약)는 이 한마디로 만감을 표현했다. 바로 앞 조에서 경기하는 아들 형규(20ㆍ우리골프)를 매홀 지켜보며 노심초사했음이 표정에 그대로 드러났다. 이날 부자(父子)의 성적은 각각 2오버파와 12오버파. 아버지의 성적은 바람이 강해진 오후 경기 스코어로는 크게 나쁘지 않았지만 ‘루키’인데다 국내 통산 15승을 거둔 아버지 때문에 미디어의 관심을 받게 된 아들은 하위권으로 밀려났다. 다소 풀 죽은 아들의 모습에 최광수는 “첫 대회로 경험이 부족한데다 대선배인 최상호 프로님과 동반 플레이로 아무 생각 없었을 것”이라며 아들 편을 들었다. 이어 “2, 3오버 치는 것보단 아예 많이 친 게 멀리 볼 때 약이 될 수 있다. 바람이나 상황에 따라 공략 방법을 달리 해야 한다는 점 등을 많이 배웠을 것”이라고 따뜻하게 위로하며 “힘내라”고 했다. 최형규는 “아버지의 아들이라서 주목받는다는 점이 부담스러웠다”면서 “쇼트게임과 퍼팅에서 부족함을 느꼈고 위기 때 긍정적으로 생각해야 한다는 점을 배웠다”고 분발을 다짐했다. 최광수의 부인 용미자(43)씨는 시종 긴장된 표정으로 부자의 경기를 따라다닌 뒤 “아무래도 아들에게 마음이 더 쓰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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