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투자가들이 코스닥시장으로 돌아오고 있다. 펀드환매에 따른 자금유출에도 불구하고 최근 코스닥에서 나흘째 순매수를 보이면서 지수상승을 이끌고 있다. 21일 코스닥시장에서 기관은 186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며 4거래일째 순매수 행진을 이어갔다. 이날 순매수 금액은 지난 3월5일(186억원) 이후 최대치다. 코스닥지수는 기관의 순매수 전환과 외국인의 매수 지속으로 이날 1.08% 오른 515.99포인트를 기록하며 이틀째 강세를 이어갔다. 기관들이 코스닥시장에 눈독을 들이는 것은 코스닥시장이 최근 500포인트를 저점으로 상승세에 들어섰다는 기대감 때문이다. 코스닥지수는 19일 502.70포인트까지 떨어졌지만 500선을 굳건히 지켜내며 반등을 모색하고 있다. 코스닥시장에서 최대 악재로 꼽혔던 퇴출 광풍도 일단락된 것으로 분석된다. 아직 상장폐지 사유 업체들이 10여개 있지만 대체로 정리수순을 밟고 있다. 코스닥기업들의 실적에 대한 기대가 커지는 점도 기관들의 구미를 당기고 있다. 펀드환매 열풍이 잠잠해지면서 여유가 생긴 기관들이 코스닥시장 쪽을 먼저 노리고 있다는 것이다. 김동하 교보증권 애널리스트는 "한계기업 퇴출의 영향은 제한적"이라며 "코스닥기업의 실적 모멘텀이 강화되면서 주가도 긍정적인 흐름을 탈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기관들이 코스닥시장에서 그동안 상대적으로 많은 물량을 처분한 점도 조기복귀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기관들은 지난해 12월 이후 거래소에서는 3조7,000억원, 코스닥에서는 7,000억원의 순매도를 기록했다. 코스닥시장의 시가총액이 유가증권 시장의 10분의1에 불과하다는 점을 감안할 때 앞으로 기관들의 코스닥 종목에 대한 매도압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점쳐진다. 다만 코스닥 시장의 경우 개별기업 실적이 천차만별이고 주가 변동성이 크다는 점에서 실적과 수급이 뒷받침되는 종목군으로 선별적으로 매수세가 유입될 것으로 전망된다. 배성영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는 "규모는 미미하지만 외국인의 꾸준한 매수기조가 유지되고 있고 기관의 매도 클라이막스도 지났다고 판단된다"며 "수급 요인은 상대적으로 코스닥 시장이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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