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펀드가 부실 우려가 있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 처리의 새로운 대안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3일 금융계에 따르면 저축은행 등 일부 금융사들은 PF 채권을 사모 형식의 부동산 펀드에 넘기고 수익증권을 받는 방법으로 부실 우려 PF 채권을 줄여나가고 있다. 금융사 입장에서 이 방식을 이용할 경우 채권을 펀드에 매각해 PF 채권을 계정에서 뺄 수 있어 부실심화에 따른 건전성 악화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다. 대손충당금은 채권액과 매각가격 차이만큼만 쌓으면 된다. 또 채권을 넘긴 대가로 수익증권을 받기 때문에 향후 사업장이 정상화될 경우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신용경색으로 문제가 생긴 PF 사업장의 리스크를 일단 유보하는 효과를 거두는 셈이다. 특히 이 방식은 신규 자금 투입이 필요하지 않은 장점이 있다. 예를 들어 A사가 PF 채권을 팔려고 할 경우 은행이나 증권사 등 판매사를 통해 부동산 펀드를 운용하는 자산운용사의 수익증권을 매입한다. 자산운용사는 들어온 자금으로 A사의 PF 채권을 사들인다. 자산운용사는 연 0.7% 정도의 수수료를 떼고 사업장을 관리해 수익이 나면 이를 A사에 배분한다. 자금은 한바퀴 돌았지만 펀드 조성을 위해 신규로 들어가는 돈은 없는 것이다. 현재 HㆍD 등 저축은행이 이 같은 방식에 가장 적극적이다. 감독당국은 지난해 말 저축은행이 PF 사업장을 처리하기 위해 간접투자기구의 수익증권을 보유하는 것에 한해 유가증권 보유한도(10%)를 적용하지 않기로 했기 때문이다. 또 금감원은 이 경우에 한해 대손충당금도 순차적으로 쌓게 했다. 저축은행 등의 PF 채권으로 이러한 부동산 펀드를 운용하고 있는 H자산운용사는 설정액이 1,000억원에 달한다. 일부 시중은행도 이 같은 PF 채권 처리방식에 관심을 갖고 있지만 유가증권 보유한도 등의 제한에 걸려 머뭇거리고 있다. H자산운용사의 한 관계자는 "두세 개 이상의 자산운용사에서 부동산 펀드를 활용해 부실우려 PF채권을 처리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저축은행 등 금융사는 당장의 PF 부실을 털어낼 수 있고 향후 경기가 회복되면 펀드를 통해 수익을 거둘 수 있는 이점이 있다"고 말했다. 저축은행 업계의 한 관계자는 "적법절차에 따라 PF 부실 부담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이라며 "민간을 통해 하기 때문에 자산관리공사에 매각하는 것보다 조건이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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