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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정부 출범 100일] 증권시장

취임 100일을 통해 본 `노무현 주가`는 소폭 상승에 그쳐 `작은 성공`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100일 동안 발생한 각종 국내외 악재를 이겨내고 위기국면을 넘어서고 있어, 앞으로의 증시를 바라보는 시각은 낙관론이 더 우세하다. 취임 당시 증권시장을 둘러싼 환경은 악재가 겹쳐있었다. 이라크전쟁과 북핵, 사스(SARSㆍ급성중증호흡기증후군) 공포, SK글로벌 분식회계 파문, 카드채 문제 등이 국내 증시의 불확실성을 증폭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여기에 개혁을 표방한 새 정부의 정책기조는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인이 되기도 했다. 하지만 이라크전쟁 이후 불거진 북핵 문제가 방미 과정을 통해 한ㆍ미간 냉각기류가 해소되면서 위험 수위가 상당히 낮아져, 취임 당시를 밑돌았던 종합주가지수를 원점으로 되돌렸다. 전문가들은 향후 증시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방향에 무게를 두고 있다. 카드채 문제가 남아있기는 하지만 이 것도 해결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고, 바닥을 헤매고 있는 경기도 하반기에는 서서히 개선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금리인하 이후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는 부동산 가격을 잡기 위한 정부의 정책기조가 확고한데다, 부동자금의 증시 유입을 유도하는 정책의지가 강하다는 점도 이 같은 기대감을 뒷받침하고 있다. ◇취임 100일 종합주가지수는 소폭 상승= 취임 100일 앞둔 지난달 27일 종합주가지수는 617.30포인트를 기록, 지난 2월25일 대통령 취임일의 592.25포인트에 비해 3.72% 상승했다. 우여곡절에도 불구하고 종합주가지수는 `합격점`을 받은 것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증시가 순탄하지만 않은 행보를 보였다는 점은 쉽게 확인된다. 종합주가지수는 3개월째 500선과 600선을 넘나드는 시소행보를 보였다. 그 만큼 증시를 둘러싼 각종 악재가 기승을 부렸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업종별 명암은 더욱 뚜렷했다. 종합주가지수 상승에도 불구하고 카드채에 발목이 잡힌 은행업종은 무려 20.21% 하락했고, 섬유의복업종도 17.4% 떨어졌다. MMF 환매 파동을 겪은 증권업종도 2.82% 떨어졌고, 사스에 따른 피해로 철강업종도 하락세를 보였다. 하지만 10여년만에 나타난 부동산 가격 이상급등과 이라크전쟁 복구사업 기대감으로 건설업종은 35.52% 상승해 참여정부 증시의 최대 수혜주로 떠올랐다. 사스의 영향으로 의약품업종도 무려 32.08% 상승했다. 종합주가지수가 게걸음을 보인 결과 음식료와 비금속, 의료정밀업종 등의 개별 우량중소형주도 상승행진이 두드러졌다. 5월 들어서는 코스닥시장에서 인터넷주 투자열풍이 불기도 했다. ◇국내외 악재를 통한 내성을 키운 시기= 증권전문가들은 취임 이후 증시에 대해 `악재에 대한 내성`을 키운 과정으로 평가했다. 취임이후 증시의 첫번째 시련은 이라크전쟁과 북핵 문제에 따른 위기에서 출발했다. 이라크 전쟁을 앞둔 불확실성으로 인해 취임이후 주가는 지속적으로 하락해 지난 3월17일에는 종합주가지수가 515.24포인트까지 떨어지는 위기를 맞기도 했다. 또 이라크전쟁이 발발한 3월20일 이후에도 보름에 걸친 약세국면을 거쳤고, 이 기간동안 북핵문제가 새로운 악재로 돌출했다. 여기에 사스가 확산되면서 아시아권 경제가 침체국면을 맞을 것이라는 불안감도 중국 수출비중이 높은 국내 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취임 초기 주가에 발목을 잡은 변수는 국내에서도 발생했다. SK글로벌 분식회계 결과가 3월11일 발표되면서 가뜩이나 취약했던 국내 증시에 충격을 가했다. 여기에 내수침체에 따른 소비둔화는 카드사의 부실 우려감으로 작용해 카드채 문제가 태풍의 눈으로 등장하기도 했다. 하지만 4월 중순이후 악재들은 하나 둘 그 위력이 약화되기 시작했다. 4월24일에는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북ㆍ미ㆍ중 3자회담이 열리며, 평화적 해결 가능성에 길을 열었다. 5월2일에는 미국이 이라크전쟁 종전을 선언함에 따라 이라크전쟁의 악재가 완전히 해소됐다. 지난 5월11~17일 노 대통령이 미국을 방문, 북핵 문제 평화적 해결원칙을 도출하고 한ㆍ미간 동반자 관계를 복원한 점도 증시에는 호재로 작용했다. 카드채 문제도 4월3일 1차 대책을 시작으로 카드사의 증자 등 건실화 방안이 마련돼 해결을 위한 수순으로 돌입했다. 신성호 우리증권 이사는 "노 대통령 취임 이후 증시는 국내외에서 발생한 각종 악재를 해결하는 힘든 과정이었고, 증시가 박스권을 맴돌은 것도 이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향후 전망은 긍정적인 흐름에 무게 실려= 하지만 전문가들은 향후 장세에 대해서는 낙관론에 더 무게를 싣고 있다. 2ㆍ4분기에 최악의 상황을 겪었지만, 3ㆍ4분기부터는 경기도 서서히 회복될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 대우증권이 2ㆍ4분기까지의 침체에도 불구하고, 올해 상장기업 순이익이 11% 넘게 증가할 것으로 내다본 것도 이 같은 이유때문이다. `7월 대란설`에 대한 우려감이 남아있는 카드채 문제도 추가적인 악재가 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미 각 카드사가 증자를 결정하는 등 자본 확충 계획에 나선데다 정부에서도 카드채 대책마련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가 4월 이후 각종 부동산 대책을 쏟아 부으며, 시중 부동자금을 증시로 유인하는 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점도 향후 전망을 밝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오현석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증시 여건이 개선되고 있는 상황에서 앞으로의 장세는 시중 부동자금이 증시로 들어올 지의 여부에 달려있다"며 "정부의 정책기조가 힘을 발휘하면 증시도 자연스럽게 상승세를 탈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영훈기자 dubbcho@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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