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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손자병법] 설계자 의도 파악을

攻其無備 出其不意(공기무비 출기불의) 상대방이 방심을 하거나 또는 설마 하고 준비를 소홀히 하고 있을 때를 놓치지 말고 즉시 공격해야 승리할 수 있다는 의미로 ‘계편(計篇)’에 나오는 말이다. 골프코스에는 여러 가지 설계자의 의도가 숨어 있다. 예를 들어 파4 홀의 경우 일반적인 보기 플레이어가 5타로 홀 아웃 하는 것은 크게 어렵지 않지만 파로 마무리하기가 무척 힘겹다. 티 샷과 세컨드 샷을 실수 없이 정말 잘 쳐야 하고 그린에서도 두 차례의 안정된 퍼팅을 해야만 한다. 티 샷을 잘못 하면 페어웨이를 벗어나 좌우측 러프로 들어가거나 페어웨이 가운데라도 볼이 떨어질 만한 곳에 만들어 놓은 커다란 벙커에 빠지고 만다. 발목까지 푹푹 빠지는 러프에서는 볼을 찾기도 어려울 뿐만 아니라 쳐내기도 힘들게 된다. 이럴 때는 거리에 따른 클럽 선택보다도 일단은 러프나 벙커에서 탈출하는 것을 염두에 둬야 한다. 파4 홀 러프나 페어웨이 벙커에서 탈출할 때 요긴하게 쓰이는 클럽은 5번 우드다. 헤드 솔(바닥) 부분이 넓어 긴 풀이나 모래의 저항을 아이언보다 적게 받기 때문이다. 거리에 관계 없이 볼을 약간 오른발 쪽에 위치시키고 그립을 짧게 내려 잡는다. 볼을 날카롭게 쳐내기 위해 백스윙 때는 손목을 과감하게 꺾음으로써 클럽을 가파르게 들어올려준다. 다운스윙 역시 강하게 볼을 향해 가격해줘야 한다. 평상시 5번 우드가 180야드 정도 간다면 짧게 잡고 러프에서 칠 때는 140~150야드 정도 날아간다고 보면 된다. ‘온 그린’보다는 페어웨이로 되돌아가는 것이 우선이므로 거리 욕심을 버리고 정확한 가격으로 ‘다음 샷’을 생각하는 플레이가 스코어에 도움이 된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코스 설계자가 의도한 대로 함정에 빠졌다면 여러 가지 방법을 동원해 탈출하는 데 역점을 두도록 한다. 함정에서 거리나 기적적인 샷에 집착하는 것은 좋은 스코어을 허락하지 않으려는 설계자와의 지략 싸움에서 두 번 패하는 결과를 낳는다. /MBC-ESPN 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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