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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 오너일가 퇴진] 25년 '형제경영' 막내려

대우건설 무리한 인수로 <br>형제간 갈등 불거지자<br>금호석유화학지분 매입<br>박찬구 회장 독자 행동



25년간 형제들이 돌아가며 회장직을 이어온 금호아시아나그룹의 ‘형제경영’에 금이 가기 시작한 것은 대우건설 재매각을 결정했을 때부터다. 박삼구 그룹 회장이 지난 2006년 6조원이 넘는 대우건설을 인수할 당시에도 반대 의사를 표명했던 것으로 알려진 박찬구 그룹 화학부문 회장은 풋백옵션 해소를 위해 대우건설을 재매각해야 하는 상황이 되자 독자적인 길을 모색하고 나섰다. 박찬구 회장은 박삼구 회장이 대우건설을 무리하게 인수한 영향으로 그룹의 유동성 문제가 불거졌고 이로 인해 자신이 회장직을 맡고 있는 금호석유화학까지 부정적 영향을 받게 된 것에 대해 박삼구 회장이 책임져야 한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이에 따라 금호아시아나그룹이 대우건설 재매각 결정을 공식 발표한 6월28일 직전부터 아들인 박준경 금호타이어 부장과 함께 금호석유화학 주식을 사들이기 시작하면서 형인 박삼구 회장에 반기를 들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그동안 오너 일가 간 공동경영에 대한 합의를 바탕으로 계열사 주식을 균등 출자해 경영권 분쟁 가능성을 배제해왔으나 박찬구 회장이 이를 어기고 돌발행동을 한 것. 그룹의 실질적 지주회사 역할을 하는 금호석유화학에 대해 고 박인천 창업회장의 2남인 박철완 아시아나항공 부장과 박삼구 회장 부자, 박찬구 회장 부자가 각각 10.01%를 보유한 황금 비율을 지난 2년간 유지해왔으나 박찬구 부자가 6월 중순부터 주식을 사들이면서 지분율을 18.47%로 끌어올렸다. 이에 따라 박찬구 회장은 금호석유화학 지분 9.44%를 보유한 최대주주, 박찬구 회장의 장남인 박준경 금호타이어 부장은 9.03%를 보유한 2대주주로 올라섰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박삼구 부자와 박철완씨도 뒤따라 매수에 나서 각각 지분율을 11.77%, 11.76%로 늘렸지만 박찬구 회장 부자의 지분율에는 못 미친다. 같은 시기 박찬구 회장은 금호석유화학 지분 매입을 위해 보유하던 금호산업 주식은 전량 처분했다. 당초 박철완씨와 박삼구 회장 부자, 박찬구 회장 부자는 금호산업을 각각 6.11%씩 보유하고 있었으나 이 역시 균형상태가 깨진 것이다. 28일 박삼구 회장이 기자회견에서 “최근 박찬구 회장이 공동경영 합의를 위반하는 등 그룹의 정상적 운영에 지장을 초래하고 그룹경영의 근간을 뒤흔들었다”고 밝힌 것도 박찬구 회장의 금호석유화학 지분 매입 및 금호산업 전량 매각을 지적한 것이다. 박삼구 회장은 “그룹 지배구조 개선이나 재무구조 개선 상황에서는 지주회사의 역할이 절대적으로 필요하고 일사불란한 경영을 유지해야 하는데 (박찬구) 화학 회장이 본인의 이해 관계를 따지고 경영에 반하는 여러 가지 행위로 일사불란한 경영에 많은 어려움 겪는 등 그룹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했다”면서 동생의 최근 독자적 행동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박삼구 회장은 동생을 해임하면서 자신 역시 명예회장으로 경영일선에서 물러나기로 결정해 형제 간 경영권 분쟁 논란을 불식시키려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동생을 해임하게 되는 상황에 이른 데 대해 도의적 책임을 지고 본인도 경영일선에서 물러나기로 했다”면서 “이번 결정은 그룹에 대한 본인의 책임과 의무를 다하고 일사불란한 경영체제를 유지하기 위해 고심 끝에 내린 결단”이라고 밝혔다. 1984년 창업주 박인천 회장 작고 후 장남인 고 박성용 명예회장과 둘째 고 박정구 회장, 박삼구 회장으로 이어진 금호아시아나그룹의 형제경영 전통이 25년 만에 막을 내리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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