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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성장률 속속 하향] “경제체질 안바뀌어 내년이 더 문제”

올 하반기 바닥을 친 경기가 상승세에 진입, 연간 3%대 성장은 무난할 것이라는 전망이 `매미`의 상처 때문에 다소 비관적으로 기울고 있다. 올 4ㆍ4분기부터는 회복세를 탈 것이라고 며칠 전 자신있게 말하던 박승 한국은행 총재는 `3%달성이 사실상 어려울 것`같다고 진단했고, 국제신용평가회사인 피치사는 더 낮춰 예상했다. 1%대의 성장에 그칠 것이라며 지금까지 국내외 기관들이 내놓은 전망 가운데 가장 낮게 예측했다. 이런 전망이 사실이라면 노사관계, 가계부채 등 고질이 채 해소되지 않은 한국경제는 쉽게 회생하지는 어려울 것을 보인다. ◇경제부총리 외엔 전망 모두 비관적=김진표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장관은 16일 “태풍 피해가 경제에 다소 영향을 미치겠지만 피해복구대책의 조기집행을 통해 당초 목표인 3%대 성장 달성은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 달 26일에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3%대 중반 달성을 장담했었다. 그러나 김 부총리를 제외한 사람들의 시각은 전혀 다르다. 재경부 내부에서조차 비관적이다. 올해는 날씨 탓에 작황이 변변치 못해 3%대 달성은 이미 물 건너갔고 태풍까지 겹쳐 2%대로 내려앉을 가능성이 더 높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경기인식이 잘못되면 경기대책의 시기를 놓칠 수 있고 이는 곧 시장에 혼란을 가져올 수 있다. 지금까지 낙관론을 유지했던 박 총재도 이날은 다른 진단을 내놓았다. 그는 “당초 3ㆍ4분기부터는 경제가 나아질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회복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며 “당초 한은은 올해 성장률을 3.1%로 예상했지만 성장률이 내려갈 수도 있다는 걱정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민간 경제연구소들은 한은에 앞서 3.0~3.1% 수준이던 연간 경제성장률은 2.8~2.9%로 하향조정했다. 나라밖에서 보는 전망은 더 부정적이다. 피치사는 이날 한국의 신용등급 전망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한국의 올해 성장률이 2% 이하로 전망된다고 발표했다. 피치사는 한국의 지정학적 위험과 노동시장 문제 등이 소비심리와 투자심리를 급격히 위축시키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국경제 구조적 문제해결시급=전문가들은 `매미`의 영향으로 올해 경제성장률이 2%대 후반에 머문다는 사실보다 장기적으로 한국경제의 체질이 바뀌지 않는게 더 큰 문제고 내년에는 국내외적으로 불확실성이 더 커지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정구현 삼성경제연구소 소장은 “내년에는 미국과 러시아의 대통령선거가 예정돼있고 국내도 4월 총선으로 경제 불확실성이 더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정 소장은 “우리가 통제하기 어려운 대외여건은 감내해야 하겠지만 통제가능한 노사관계, 투자위축 등 국내경제의 발목을 잡는 문제는 정부가 적극적으로 해결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권고했다. 오문석 LG경제연구원 상무는 “태풍으로 농수산물 출하량이 줄어 물가가 뛰고 수출전선에 비상이 켜진 것은 사실이지만 한국경제가 침체기로 접어들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보다 더 큰 문제는 가계부채 문제로 인한 경제불안을 예방하고 노사관계의 안정성을 높여 성장잠재력이 약화되지 않도록 하는게 더 시급하다”고 강조해서 말했다. <이연선기자 bluedash@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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