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월 중순 신성홀딩스의 증평공장에서는 김호식 부사장 등 연구ㆍ개발(R&D) 관계자들이 숨죽인 가운데 생산라인을 지켜보고 있었다. 이윽고 라인을 타고 따라나오던 10만장의 태양전지가 한치의 오차도 없이 트레이에 차곡차곡 쌓였다. 대량 생산된 태양전지의 에너지 변환효율도 애초 계획한 수준과 정확히 맞아 떨어졌다. 이날은 바로 신성홀딩스가 생산설비를 갖춘지 불과 1개월만에 국내 최고 수준의 태양전지를 대량 양산하는 감격적인 순간이었다. 설비구축 한달만에 태양전지 대량생산 성공
세계적 기업들과 3,000억원 규모 공급계약도
2015년 1GW로 생산량 확충 세계5위 도약 목표
신성홀딩스가 설비를 구축하는데 걸린 1개월이라는 기간은 당분간에도 쉽게 깨지기 힘든 경이로운 수준이었다. 설비를 갖춘 후 시제품의 효율과 같은 수준의 태양전지를 대량 양산하는 데 통상 8개월~1년이 걸린다는 ‘정설’을 깨뜨리고 새로운 성공신화를 만들어낸 셈이다. 고객사도 이 같은 신성홀딩스의 저력을 인정했다. 신성홀딩스는 설비구축을 마치자 마자 곧바로 3,000억원 규모의 태양전지 공급계약을 체결하는 쾌거를 이뤘다. 고객사 면면도 태양광생산 세계 5위 업체인 독일의 솔라월드나 현대중공업 등 세계적 명성을 가진 업체들이다. 김 부사장은 “설비를 갖추는 순간부터 고효율의 전지를 안정적으로 대량 생산하는 데 모든 역량을 집중했다”며 “국내 최고 연구진과 최고의 설비가 이뤄낸 합작품”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태양전지업계에서 비교적 후발업체에 속하는 신성홀딩스가 이 같은 성과를 이룰 수 있었던 데는 설비와 인재에 대한 과감한 투자가 밑바탕이 됐다. 신성홀딩스는 지난 2007년 말 태양전지 사업에 뛰어들기로 결정한 이후 충청북도 증평에 500억원을 들여 연 50MW(메가와트)규모의 생산시설을 갖췄다. 이는 하루에 태양전지 10만 장을 생산할 수 있는 수준으로 현재 국내 태양전지 생산업체 중 최대규모다. 태양전지사업을 진두지휘한 이완근 회장은 “새로 태양전지 사업에 뛰어들려는 대기업들이 직접 찾아와 설비를 보고 배워갈 정도”라며 “기존 반도체 생산시설용 크린룸을 만들었던 노하우가 있는 만큼 생산시설은 최고 수준을 자부한다”고 말했다. 탄탄한 R&D인력 역시 신성홀딩스가 조기에 업계의 강자로 부상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신성홀딩스는 사업개시와 동시에 이례적으로 태양광만을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석ㆍ박사급 연구인력 9명을 채용했다. 이들이 전문적으로 생산일정과 구애받지 않고 연구개발에 전념할 수 있도록 별도의 시제품 테스트용 생산라인을 구축하기도 했다. 이 회장은 “연구원 들은 설비가 갖춰지기 이전부터 고효율의 태양전지를 개발하느라 퇴근을 잊은 채 밤을 세우기 일쑤였다”며 “고효율의 제품을 대량양산하는 기술을 갖출 수 있었던 것은 연구진 역량”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태양전지시장이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친환경기술(GT) 활성화정책 등과 맞물려 향후 2~3년간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신성홀딩스는 이 같은 업황과 관계없이 자체적으로 세계 최고 수준의 고효율 태양전지 개발로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오는 2010년 하반기까지 18%의 고효율을 태양 전지를 개발하기 위해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김 부사장은 “18% 효율은 현재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의 태양전지”라며 “전문연구인력을 확보한 만큼 이르면 내년 상반기까지 새로운 공법의 고효율 태양전지를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성홀딩스는 더불어 급증하는 시장수요에 발맞춰 오는 하반기까지 150억원을 투자해 50MW 수준의 생산라인을 증평에 추가할 예정이다. 또 2015년까지 총 1GW(기가와트)수준으로 생산량을 확충해 세계 5위 이내의 태양전지 생산업체로 도약한다는 목표를 세워두고 있다. 이 회장은 “태양전지는 글로벌 기업들과의 치열한 경쟁을 벌여야 하는 시장”이라며 “생산량과 고효율 태양전지 개발로 세계 탑클래스에 꼽히는 회사로 발돋움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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