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금융시장이 북한의 핵실험으로 한때 ‘패닉’에 빠졌으나 이내 안정을 되찾았다. 코스피지수는 장중 한때 무려 88포인트 이상 떨어졌다가 낙폭을 거의 회복하며 1,400선을 지켜냈고 원ㆍ달러 환율도 소폭 상승하는 데 그쳤다. 국제신용평가사들도 북한의 돌출적인 핵실험으로 한반도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재차 부각됐지만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에는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25일 코스피지수는 전일에 비해 2.85포인트(0.20%) 하락한 1,400.90포인트로 장을 마쳤다. 이날 증시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에 따른 정국불안 우려로 약세로 출발했다가 북한의 핵실험 소식이 전해지면서 한때 1,315포인트까지 추락했다. 그러나 지수가 급락하자 개인과 외국인이 각각 2,500억원어치, 2,000억원어치에 달하는 저가 매수에 나서면서 낙폭을 빠르게 줄여나갔다. 이에 따라 이날 코스피지수 등락폭은 100포인트에 육박할 정도로 극심한 변동성을 나타냈다. 코스닥시장도 사이드카가 발동된 가운데 한때 505포인트까지 급락했다가 전일에 비해 12.01포인트(2.17%) 떨어진 542.08포인트로 마감했다. 이날 국내 증시의 하루 변동폭은 올 들어 최고치를 기록했다. 환율도 크게 출렁거렸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ㆍ달러 환율은 북한의 핵실험 소식이 전해지면서 달러화 매수세가 급증, 달러당 1,269원40전까지 치솟았다. 그러나 ‘핵실험은 예견됐던 일’이라는 심리가 확산되면서 반락, 결국 전일보다 1원60전 오른 1,249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처럼 국내 금융시장이 북한발(發) 대형 악재에도 불구하고 ‘선방’한 것은 북한의 핵실험과 단거리 미사일 발사가 어느 정도 예견된 악재였던 데다 국내 금융시장의 정치적 리스크에 대한 방어능력이 커졌기 때문으로 풀이됐다. 이날 국제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앤푸어스(S&P)와 피치는 “북한의 핵실험 리스크는 이미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에 포함된 상태”라며 “이번 핵실험을 계기로 등급을 조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S&P와 피치는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A+’로 부여하고 있으며 무디스는 ‘A2’ 등급을 부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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