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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성DMB 지연 '관련업계 피해 도미노'

단말기·장비업체, 금융비용 급증·투자비 회수 난항…중소업체 부도·합병 속출

당초 7월로 예정됐던 위성DMB(디지털멀티미디어) 서비스가 사실상 무기 연기되면서 투자비 회수지연 등에 따른 위성DMB폰단말기 업체와 IT(정보기술)관련 장비업체들의 피해가 확산되고 있다. 특히 다른 업계보다 투자시기가 빠른 영세 부품업체의 피해가 커지면서 부도와합병이 속출하고 있고 그나마 사정이 나은 차량용 위성DMB단말기 제조업체 등 중견업체들도 금융비용 증가 등으로 고전하고 있다. 또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대형 위성 DMB폰업체는 상대적으로 사정이 나은 편이지만 일찌감치 제품개발을 끝내고도 마냥 출시를 미루는 등 간접적인 피해가 불가피한 상태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위성 DMB 서비스 지연으로 우리나라 최대 성장동력인 IT부문에 강력한 제동이 걸릴 것이라는 우려마저 제기되고 있으며 대책 마련이 시급한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방송위원회는 지난 5일 위성DMB의 지상파TV 재송신을 당분간 불허하되 지상파DMB 허가 추천시(내년 중반으로 예상)에 다시 위성DMB의 지상파 재송신 승인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결론내리기로 의결한 바 있다. ◆중소부품업체 W-CDMA(광대역 코드분할다중접속)에 대한 투자 부진으로 어려움이 커진 데다 최근 위성DMB서비스까지 늦어지면서 자금난이 악화, 부도가 나거나 합병되는 등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특히 위성DMB 필수장비인 지상중계기(갭필러)의 신호출력을 늘려주는 앰프업체와 장비외형을 생산하는 기구물업체, 필요주파수만 걸러주는 필터업체, 전력공급장치인 PSU(Power Supply Unit)업체들은 완성 시스템보다 선행해야 하는 특성 때문에아주 큰 타격을 입고 있다. 실제 H사는 다른 회사에 합병됐고 W사, C사 등은 근근이 자금난을 넘기고 있는실정이며 D사나 T사 등 기구물업체들은 이미 상당량 구입한 부품 재고물량 때문에심각한 경영난에 직면해있다. 필터업체들도 T사는 모 건설회사로부터 15억원을 증자받아 겨우 기사회생했고 D사도 다른 회사에 흡수됐으며 캡필러용 소자업체인 D사는 불황을 견디지 못하고 지난 8월 부도처리됐다. 또한 일본보다 앞선 기술력으로 해외시장 개척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모았던 광부품업체들도 사정이 크게 다르지 않다. H사의 경우 지난 5월 부도처리가 됐고 또다른 B업체도 자금난으로 신용보증기금으로부터 자금대출을 받아 연명하고 있지만 자체 신용으로는 부품 구입을 할 수 없는 실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갭필러 관련 중소부품업체들은 사업의 성격상 완성 제품보다 먼저 제품을 내놓아야 하기 때문에 그동안 연구.개발과 인력투입 등에 많은 자금을 투자한 상태"라며 "그러나 시장에 열리지 않아 중소부품업체들이 고통을 떠맡고 있다"고 말했다. ◆중견 위성DMB 단말기제작업계 차량용 위성 DMB 단말기를 생산하는 H사 등 중견업체들도 위성 DMB서비스 지연에 따른 개발 등 투자비 회수가 늦어지면서 사업지연에 대한 불안감과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특히 개발비 비중이 중견업체인 사세에 비해 워낙 큰 점도 이들 업체의 부담을가중시키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차량용 위성 DMB단말기 업체인 I사는 연구개발비가 자본금에 육박할 만큼 많이투자된 상태여서 이번 위성 DMB서비스 사업이 마냥 연기될 경우 적잖은 고충을 겪을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차량용 단말기 업체들의 경우 중소업체보다는 상황이 나은 편이지만 최근의 상황이 지속될 경우 적잖은 부담을 안게 될 것"이라며 "예측가능한 정책이 아쉽다"고 말했다. ◆대형 DMB폰 휴대전화업계-TU미디어콥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대형 단말기 업체는 비교적 느긋한 편이다. 막강한 자금력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일찌감치 위성DMB폰을 개발, 지난 5월 제품시연을 했으나 지금까지 출시를 미루면서 다른 중소, 중견업체들과 마찬가지로 개발비 회수 등이 지연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5월 MP3폰과 200만화소 카메라 모듈 등 첨단기능이 탑재된 SCH-B100모델을 선보인 데 이어 지난 9월 부산에서 열린 ITU(국제전기통신연합)전시회에서도 공개하는 등 모든 출시준비를 갖춘 채 상황만 지켜보고 있다. LG전자도 삼성전자와 치열한 DMB폰 개발경쟁에 돌입, 올 상반기 거의 비슷한 시기에 제품을 선보였으나 발이 묶이기는 마찬가지다. 그러나 이번 사업지연으로 가장 큰 피해를 보고 있는 당사자는 위성DMB 희망사업자인 TU미디어콥. 자본금 1천370억원의 TU미디어콥은 현재 위성의 운영과 관리, 유지 등으로 매월16억원의 비용요인이 발생하고 있고 방송센터와 지상중계기, 전산시스템 구축비용등에 천문학적인 자금을 쏟아부은 상태다. TU미디어콥 관계자는 "최근까지 위성 DMB사업을 위해 자본금 규모를 훨씬 넘어서는 2천270억원을 투자했으나 서비스 사업이 늦춰져 고충을 斌? 있다"며 우려를감추지 못했다. 이 관계자는 "SK텔레콤이 쏘아올린 DMB 위성의 수명이 고작 12년인 점을 감안하면 엄청난 기회비용이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다각적인 대응책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권용ㆍ류현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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