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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기 금리 인상 물건너간듯

작년 4분기 성장률 전분기比 0.2% 그쳐<br>고환율·재정정책 약발소진<br>민간 소비·설비 투자 둔화<br>하반기 경기전망도 어두워



지난해 4ㆍ4분기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한국은행이 당초 전망했던 수준보다 밑돈 0.2%에 그쳤다. 이에 따라 한은이 기준금리를 조기에 올릴 가능성은 더욱 낮아졌다. 한은이 26일 발표한 '2009년 4ㆍ4분기 실질국내총생산(속보치)'을 보면 지난해 4ㆍ4분기 GDP는 전기 대비 0.2%, 전년 동기 대비로는 6.0% 성장했다. 이 같은 성장률은 지난달 11일 한은이 내놓은 전망치 0.3%, 6.2%에 비해 각각 0.1%포인트와 0.2%포인트 낮은 수치다. 연간으로 따진 성장률도 0.2%를 기록하면서 간신히 플러스 성장률을 보였다. 하지만 절대적인 수준으로는 지난 1998년의 -5.7% 이후 11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연간 성장률은 2005년 4%에서 2006년 5.2%로 상승한 뒤 2007년 5.1%, 2008년 2.2%, 2009년 0.2% 등으로 3년째 둔화되고 있다. ◇무뎌지는 성장 속도… 사라진 3대 효과=전분기 대비 성장률은 2008년 4ㆍ4분기 -5.1%에서 지난해 1ㆍ4분기 0.1%, 2ㆍ4분기 2.6%, 3ㆍ4분기 3.2% 등으로 꾸준히 증가세를 보여왔다. 그러다가 4ㆍ4분기에 속도가 확 떨어진 것이다. 분야별로 봐도 만족스러운 곳이 없다. 특히 민간소비의 경우 전분기 1.5% 증가에서 0.1% 역성장으로 돌아섰고 설비투자도 10.4%에서 4.7%로 절반 이상 둔화했다. 이에 따라 내수 증가율은 4ㆍ4분기에 1.0%로 전분기의 4.1%에 비해 크게 꺾였다. 3ㆍ4분기까지 가파른 성장에 크게 기여했던 재고는 2.8%에서 1.0%로 약해졌고 재화수출도 5.2%에서 -1.8%로 돌아섰다. 각 분야의 성장 속도가 이처럼 떨어지는 것은 금융위기 이후 성장을 견인해왔던 3대 효과, 즉 고환율과 저금리, 재정정책 등의 약발이 소진되고 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4ㆍ4분기의 경우 원ㆍ달러 환율이 1,100원대로 떨어지면서 수출이 급감했고 정부 소비 부문은 -0.8%에서 -2.9%로 감소폭이 확대됐다. 기준 금리는 계속 동결됐지만 금융권에서는 주택담보대출을 비롯한 대출 금리가 상승 곡선을 그려 민간 소비에 악영향을 미쳤다. ◇어두워지는 하반기 경기… 멀어지는 금리 인상=김명기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4ㆍ4분기 성장률 둔화는 그동안 가파른 성장을 한 데 따른 조정이라고 봐야 한다. 성장 모멘텀이 꺾였다고 보기 어려우며 성장세는 올해도 지속될 것"이라며 한은의 당초 전망치인 4.6% 성장을 유지했다. 하지만 민간이 보는 경기는 오히려 좋지 않은 쪽으로 향하고 있다. 정부의 재정 정책이 상반기로 당겨지면서 하반기 성장을 견인할 요인이 없는데다 선진국이 본격적으로 출구 전략을 펼칠 경우 수출에 타격을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중국이 당장 긴축정책을 펼 조짐을 보이고 있고 미국의 소비 부진도 단시일 내 살아나기를 기대하기 힘들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금리인상 시점도 더욱 멀어지는 기운이다. 당장 오는 2월11일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금리인상은 물 건너갔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당초 4ㆍ4분기 GDP가 3ㆍ4분기 만큼 서프라이즈 수준을 기록할 경우 전격적으로 인상할 가능성도 제기됐지만 이날 나온 성적표가 영 시원치 않은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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