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대출 금리와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각각 4년3개월, 4년4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더구나 가계대출 금리는 추가 상승이 예상돼 가계의 이자상환 부담 증가 및 민간소비 회복세 둔화로 이어질 것으로 우려된다. 또 은행권의 자금유치 경쟁이 가열되면서 은행 예금 금리는 6년 만에 5%대로 올라섰다. 28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8월 중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가계대출 평균금리(신규 취급액 기준)는 연 6.51%로 전월보다 0.13%포인트나 상승했다. 이는 2003년 5월 6.64% 이후 4년3개월 만에 최고 수준이다.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전월보다 0.14%포인트 오른 연 6.38%로 2003년 4월 6.49%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 같은 금리상승은 한은이 7ㆍ8월 두달 연속 정책 콜금리를 인상한데다 주택담보대출의 기준금리인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가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자금이 증시로 이탈하자 은행권이 대출자금 마련을 위해 경쟁적으로 CD를 발행하며 시장 금리가 오름세를 보이고 있어 가계의 이자상환 부담은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주택담보대출 가운데 가계의 원리금 상환 부담은 올해 13조7,000억원, 내년 14조4,000억원 등 오는 2010년까지 매년 1조원가량씩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금리상승으로 가계 부채상환 부담 증가에다 물가상승으로 인한 실질 구매력 저하 등으로 내년에도 민간소비의 빠른 회복세는 기대하기 어렵다”며 “내년 민간소비 증가율은 4.5%에 머물 것”이라고 말했다. 8월 기업대출 금리도 0.13%포인트 오른 연 6.59%를 기록했다. 이는 2002년 1월 6.69% 이후 5년7개월 만에 가장 높은 것이다. 전체 대출평균 금리는 7월 0.01%포인트 하락에서 지난달 0.15%포인트 상승세로 반전, 연 6.56%를 기록했다. 이는 2002년 12월(연 6.58%)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시장 금리 상승으로 대출 금리와 함께 예금 금리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은행들의 저축성 수신 평균금리는 5.11%로 전월보다 0.14%포인트 올랐다. 저축성 수신금리가 5%를 넘어선 것은 2001년 8월 이후 처음이다. 저축성 수신금리는 2004년 3월 이후 4%를 밑돌다 2005년 12월 4%를 회복한 뒤 1년9개월 만에 5%대로 올라섰다. 정기예금 금리가 지난달 5.05%로 0.17%포인트 오른 것을 비롯해 정기적금(0.17%포인트), 상호부금(0.11%포인트), 주택부금(0.04%포인트) 등 순수저축성 예금 금리가 일제히 상승했다. 시장형 금융상품 금리도 전월과 같은 수준에 머문 금융채를 제외하면 모두 상승했다. CD는 은행들의 발행이 봇물을 이루면서 0.16%포인트 올라 5.25%를 기록했고 표지어음도 0.3%포인트 상승했다. 환매조건부채권(RP)은 0.13%포인트 올랐다. 한은의 한 관계자는 “지난달 콜금리 및 CD 금리가 인상된데다 은행들이 특판예금 등으로 수신 확대에 나서면서 각종 대출 금리와 수신 금리가 일제히 올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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