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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퇴직자 끌어안기' 활성화

경험 살리고 직원들 고용 불안도 덜어 '일석이조' <br>기업, 퇴직 영업점장 활용制 실시<br>국민, 명퇴자 지원 인력회사 설립<br>우리, 출자사에 120여명 재취업

강권석 기업은행장이 3일 기업은행 을지로 본점에서 열린 Co-RM 발대식에서 퇴직 후 재취업한 영업점장들을 대상으로 '기업주치의 역량강화' 에 대해 연설하고 있다.

은행권의 퇴직 직원 끌어안기가 활성화되고 있다. 외환위기 이후 상시적인 구조조정으로 조기에 회사를 떠나는 직원들이 많아지면서 일자리 재창출을 통해 이들이 경험과 전문성을 활용할 수 있는 기회를 새롭게 제공하겠다는 취지다. 또 퇴직 직원에 대한 처우를 개선, 현재 근무하는 직원들의 고용 불안감을 덜어줌으로써 애사심도 높인다는 이중 포석이다. 기업은행은 3일 정년 퇴직한 영업점장을 활용한 ‘Co-RM(Corporate-Relationship Manager)’제도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퇴직 영업점장을 활용한 기업 RM제도를 실시하는 것은 기업은행이 처음이다. 퇴직 영업점장으로 구성된 Co-RM들은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거래기업을 수시로 방문해 기업의 애로사항을 직접 청취하고 해결방안을 제시한다. 또 각종 경영정보 제공, 지속성장 가능업체 발굴 등 거래기업과 밀착된 맞춤형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엄격한 기준에 의해 선발된 40명의 Co-RM들은 이날 발대식을 가진 후 1개월간 교육을 거쳐 오는 9월에 일선 영업점에 투입될 예정이다. 시범 운영 중인 현재는 일단 월 200만원의 급여를 받으며 추후 성과급 등을 도입할 예정이다. 손현상 기업은행 기업고객부 팀장은 “퇴직 지행장들의 풍부한 경험을 활용하는 것은 물론 재고용을 통해 일자리를 창출하는 의미도 상당하다”며 “내년부터는 전국 영업점으로 확대 운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국민ㆍ우리은행 등은 퇴직 직원을 고용하는 전문회사를 설립하거나 자회사에 퇴직 직원들을 최대한 취업 시키는 프로그램을 가동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명예퇴직자를 지원하기 위한 인력회사 ㈜KB한마음을 지난해 4월부터 설립해 운영 중이다. 지난해 3월 명예 퇴직한 2,100여명 중 절반 가량인 1,100여명이 재취업을 희망해 이들 전원을 계약직으로 채용했다. 이들은 현재 강정원 행장 취임 이후 강화된 감사업무를 맡는 지점검사 인력을 비롯해 문서수발ㆍ어음교환 등 후선 업무에 투입됐으며 국민은행의 자회사인 KB신용정보에서 채권추심 업무도 담당하고 있다. 국민은행의 한 관계자는 “단순 업무를 퇴직자들로 대체하고 해당 업무를 맡던 정규직 인력은 일선 영업점에 배치함으로써 비용절감 효과도 적지않다”고 말했다. 우리은행은 퇴직 직원들의 종업원 지주회사인 ‘우리서비스 네트워크’와 은행 행우회가 출자해 만든 ‘㈜우리모기지’ 를 운영 중이다. 우리서비스 네트워크는 우리은행이 자본금의 4.9%를 출자했으며 물류배송업무와 인력지원업무ㆍ차량운행업무를 전담하는 회사다. 우리은행 정규직원 70명과 행내 운전기사 등 비정규직 50명이 명예 퇴직한 뒤 모두 재취업했다. ㈜우리모기지는 모기지론과 주택담보대출을 전담해 모집하는 회사다. 우리은행이 4.5%를 출자했으며 우리은행 행우회가 출자해 만든 우리기업이 95.5%를 출자했다. 우리모기지에서도 기존 우리은행 퇴직자들이 이동해 근무하고 있다. 은행권의 한 관계자는 “퇴직 직원 전문회사는 은행으로서는 인력 및 구조조정 부담을 덜고 퇴직자들은 안정적인 고용을 이어갈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며 “퇴직 직원들이 아웃소싱 형태로 다시 은행 업무를 맡고 있다는 점에서는 일부 논란도 되고 있지만 긍정적인 면이 더 많아 점차 확산되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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