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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他업종보다 높다" 불만 추가인상 저지 의도도
입력2004-08-11 19:33:15
수정
2004.08.11 19:33:15
■손보, 카드수수료분쟁 가세
이마트 등 유통업계와 카드사간의 수수료 분쟁에 손해보험업계가 가세한 것은 다른 업종보다도 높은 카드수수료를 지불하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정부정책에 협조하기 위해 자동차보험료 등의 카드 수납을 가장 먼저 시작한 손보업계는 지나치게 높은 카드수수료가 부담된다며 지난 수년간 수수료 인하를 요구해왔다. 심지어 업계 일각에서는 업계 공동으로 카드사를 설립해 비용을 줄이자는 대안까지 제시하기도 했다.
최근 카드사들이 음식점 등 소형 가맹점에 이어 대형 할인점에도 수수료 인상을 요구했고 이어 손보사의 수수료도 올릴 가능성이 높아지자 사전대응을 통해 카드업계의 일방적인 수수료 인상 시도를 저지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손보업계, “수수료 너무 높다”=손보사들의 가장 큰 불만은 현재도 타 업종에 비해 카드수수료가 지나치게 높다는 점이다. 손보사들의 카드수수료는 회사별로 2.4~3.24%로 대형 가맹점인 할인마트(2~2.7%), 자동차대리점(2.25~2.7%), 종합병원(1.5%), 항공사(2.25~3%)보다도 높다.
이에 대해 손보업계는 손보사의 카드수수료 원가가 높을 이유가 없는데도 충분한 근거 없이 턱없이 높은 수수료를 받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카드사들이 규모가 작은 중소형 손보사에 더 많은 수수료를 요구, 이들 손보사에는 카드수수료가 경영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게 손보업계의 분석이다.
◇손보협, 유통업체와 공동대응=이런 상황에서 카드사들이 손보사의 수수료도 인상할 움직임을 보이자 유통업계와 공동 대응해 이번 기회에 카드사의 일방적인 통보로 인상돼온 수수료 관행 자체를 바꿔놓겠다는 계산이다.
손보업계는 우선 백화점ㆍ할인점ㆍ슈퍼마켓 등으로 구성된 전국가맹점사업자단체협의회(가단협)에 가입해 유통업체 등과 공동보조를 취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분쟁에서 가맹점측에 유리한 결론이 나도록 가단협측에 힘을 실어주겠다는 것이다.
손보협회의 한 관계자는 “우선 가단협이 특정 카드사와의 가맹점계약 해지를 결정할 경우 이에 동참하는 한편 공동 신문광고 등을 통해 수수료와 관련된 카드업계의 부당성을 국민을 상대로 알려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와 함께 추후 카드사들이 개별 손보사에 수수료 인상을 통보하면 이를 거부하는 한편 경우에 따라서는 가맹점계약 해지로 카드사를 압박하도록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실제로 지난 6월 현대카드가 삼성화재에 수수료 인상을 요구하자 삼성화재가 가맹점계약 해지로 맞서 현대카드측이 인상을 포기한 바 있다.
◇유통업계와 카드사 줄다리기 장기화 우려=한편 비씨카드가 이마트 신규점에 가맹점 수수료율을 2.0%로 올려달라고 요청한 데 비해 롯데마트 신규점에는 기존 수수료율인 1.5%를 적용한 것과 관련, 할인점업계는 비씨카드의 요구 자체가 논리를 잃은 것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이마트 관계자는 “이마트 양산점ㆍ파주점에는 신규 가맹점 표준 수수료율이라고 주장하면서 롯데마트 장유점과 화성점에 대해 수수료율을 올리지 않은 것은 형평성에도 어긋난다”면서 “이런 요구를 어떻게 받아들일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롯데마트 관계자 역시 “비씨카드의 착오였건 혹은 고의였건간에 신용카드 수수료 계약은 1년 단위로 체결되는 만큼 롯데마트는 수수료로 매출의 1.5% 이상을 지급할 수 없다”며 “12일 장유점이 문을 연 후에도 비씨카드가 수수료율을 올려달라고 고집하면 계약 해지도 고려해봐야 한다”고 밝혔다.
할인점업계는 앞으로도 꾸준히 신규점 개장이 예정돼 있어 수수료 인상을 둘러싼 할인점업계와 카드사간 줄다리기는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협상이 난항을 보일 경우 비씨카드 결제 거부나 계약 해지 등의 수순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효영기자 hylee@sed.co.kr
박태준기자 june@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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