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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각국 '新국수주의' 확산
입력2002-12-27 00:00:00
수정
2002.12.27 00:00:00
EU 빅뱅 불구 고실업·경기침체 지속따라자국 잇속챙기기 급급…역내장벽 높아져
유로화 전면 통용, 회원국 확대 등 유럽 연합(EU)의 통합 진전 노력에도 불구, 오히려 EU 회원국들간의 장벽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고 미 경제 주간지 비즈니스 위크가 최신호(30일자)에서 보도했다.
잡지는 EU가 유럽 내 산업, 금융, 서비스 등의 통합을 통해 강력한 경쟁력을 갖춘 거대 경제권으로 도약하겠다는 당초의 취지와 달리 여전히 경직된 노동시장, 고(高)관세, 유럽 중앙은행의 늑장 대응(더딘 금리 인하)에 묶여 침체의 '수렁'에서 허덕이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최근 들어서는 다른 회원국과의 경쟁을 어떻게 든 피하고 보자는 '신(新) 보호주의', '신(新) 국수주의'마저 팽배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최근 10개 신규회원국을 포함한 새로운 EU 통합 금융법의 시행도 연기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잡지는 내다봤다. 이렇게 되면 회원국들의 '장벽'은 결과적으로 EU에 막대한 경제적인 손실을 초래할 것이라는 분석.
EU경쟁위원회에 따르면 유럽이 '진정한' 통합 금융시장을 만들어낼 경우 얻게 되는 이득은 향후 10년동안 유럽 국내총생산(GDP)의 1.1%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를 통해 각 기업들 역시 GDP의 0.5%에 달하는 비용 절감 효과를 얻게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러나 이 같은 경제적 이득에도 불구, 각 회원국내에 자국의 주도권을 잃지 않겠다는 정서가 더욱 확산되고 있다고 잡지는 지적했다.
그 한 예가 최근 독일 키르히 미디어 그룹의 인수합병 경쟁. 지난 4월 수백억달러 규모의 파산을 낸 이 거대 회사를 놓고 루퍼트 머독의 뉴스 코퍼레이션, 이탈리아의 미디어셋, 프랑스의 TF1 등 각국의 쟁쟁한 미디어 업체들이 경쟁을 벌였으나 결국 '승리'는 독일 하인리히 바우어에 돌아갔다.
독일 은행들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키르히의 채권단이 하인리히 바우어가 독일 업체라는 이유만으로 방송경험이 미숙한 이 업체의 손을 들어준 것.
프랑스 역시 문을 꼭꼭 걸어 잠그고 있기는 마찬가지다. 이달 초 프랑스 정부는 '불공정관행'이라는 경쟁업체들의 비난에도 불구, 막대한 채무로 고사직전에 놓인 프랑스 텔레콤에 90억달러의 자금을 지원했다.
프랑스의 견고한 '요새'는 최근 비방디 출판사업부 매각에서도 감지할 수 있다. 잡지는 비방디가 매우 신속하면서도 '불투명한' 과정을 거쳐 프랑스 기업 라가데르에 출판사업부문을 넘겼다고 지적했다.
비즈니스위크는 최근 EU의 경제 침체 가속화로 인해 각국 정부들이 '장벽 높이기'의 부작용을 알면서도 실업률 상승을 우려, '신 국수주의'확산을 속수무책으로 방치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전했다.
윤혜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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