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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주부' 아빠는 괴로워~
입력2002-04-25 00:00:00
수정
2002.04.25 00:00:00
심장병 사망위험 82%높아… '스트레스'원인집안살림과 육아를 도맡아 하는 가정주부형 남편,이른바 `전업주부(專業主夫)'들이 날로 늘고 있지만 이들은 직장에 다니는 남자들에 비해 심장병으로 사망할 위험이 82%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미국 보건기구(NIH)가 밝혔다.
CNN 인터넷판에 따르면, NIH는 24일 미국심장학회 회의에서 발표한 연구보고서에서 성인이 된 이후 대부분의 시간을 집에서 살림하고 자녀들을 돌보며 지낸 남편들이 심장질환으로 사망할 위험이 출퇴근하는 남편들에 비해 82%나 높다고 밝혔다.
NIH의 의뢰로 연구를 실시한 매서추세츠주 프레이밍햄 소재 이커 병리학 사업소(EEE)의 일레인 이커 연구원은 "가정주부형 남편들을 상대로 한 조사는 아직까지 없었는데 결과는 전혀 뜻밖"이라고 말했다.
학자들은 이같은 결과에 대해 살림하는 아빠들이 스트레스 때문에 병에 잘 걸리는 것 같다고 해석했으며 연구에 참여한 남성들은 "우리는 어릴 때부터 돈을 벌어 가족을 부양하고 권위있는 가장이 되도록 교육 받았지 어른이 돼서 주부(主夫)노릇을 할 것이라고는 생각해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같은 처지의 남성들은 사회적 소수이므로 의지할 곳을 찾아 뭉치고 때로는 그룹을 만들기도 하는데 그렇게 하는 목적은 "정신건강을 유지하고" "다른 아빠들과 경험을 공유함으로써 기분이 좋아지도록"하는 것이라고 애틀랜타 소재 전업주부(househusband)클럽의 회원들은 말했다.
NIH는 사업용 명함 대신 유모차와 기저귀 가방을 택한 남성들이 이같은 종류의 도움을 필요로 한다고 지적했다.
주부아빠들이 늘고 있는 이유는 대부분 부부들이 자녀를 직접 돌보고 싶지만 부인의 소득이 더 많은 경우가 점차 늘고 있기 때문이다.
변호사인 아내가 밖에서 일하는 동안 집에서 자녀들을 돌보고 있는 건축설계사숀 그린은 "둘중 누구든 아이들을 직접 돌보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결정을 내리기는 쉬웠다"고 주부아빠가 된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나 이 연구에서는 중책을 맡고 있는 직장여성들도 하급직 여성들에 비해 심장병에 걸릴 위험이 3배나 많은 것으로 나타나 전통적인 역할이 바뀐 부부들의 경우"사회적 기대와의 불일치가 건강에 위험을 초래하는 것 같다"고 이커 연구원은 말했다.
연구자들은 그러나 이 연구 결과가 남녀가 각자 전통적 역할로 돌아가야 한다는 뜻은 아니며 이들은 모두 더 많은 사회적 지지가 필요하다는 뜻이라고 강조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영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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