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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계천 복원과 광통교
입력2002-07-24 00:00:00
수정
2002.07.24 00:00:00
청계천복원 사업을 위해 구체적인 준비에 들어갔다는 소식을 듣고 세심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우선 반가운 마음이 들었다. 조흥은행 본점 앞 광교사거리밑에 40년 넘게 묻혀 있는 광통교도 함께 복원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었다.
지난 1410년 도성 내에서 처음으로 돌다리로 만들어진 광통교는 이태조의 계비 신덕왕후 강씨의 능석물로 만들어졌다는 사연말고도 다리 규모나 기능, 축조시기, 난간, 석물의 문양 등에서 청계천의 여느 다리와는 다른 조선 제일의 다리였다.
다리 길이보다 폭이 더 넓었던 광통교는 완벽한 구조를 갖고 있었던 덕에 지금도 광교 네거리를 거뜬히 떠받치고 있다.
광통교는 종로를 가까이 하고 있어 상업이 번성했으며 사람의 내왕이 제일 많은 곳이었다. 광통교와 수표교에는 정월 보름을 전후로 매년 다리밟기 놀이가 행해졌다. 옛 문헌에 신분의 구분 없이 많은 사람들이 놀이에 참여해 장사진을 이뤘다고 적혀 있다.
사람이 가장 많이 모이는 광통교 북천변에서 조흥은행이 처음 영업을 시작했다. 현재도 본점이 광통교 남측에 자리를 하고 있으니 광통교와 맺어온 인연이 이제 105년이 넘는다.
이런 인연을 소중히 생각해 조흥은행은 94년 '정도 600주년 기념사업'의 일환으로 전문가의 자문을 거쳐 광통교를 축소 복원했고 이를 기념해 '조선 제일의 다리 광통교'라는 책자를 발간해 호평을 받기도 했다.
또 광통교와 우리의 대표적인 민속놀이를 기억하고자 정월 대보름날 다리밟기 놀이를 재현하는 행사를 매년 갖고 있기도 하다.
여러 가지 어려운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전제가 있기는 하나 시에서 추진하는 청계천 복원에는 많은 의미가 있다고 본다. 우선 도심에 물이 흐르게 되면 서울이 생태적으로 되살아날 것이고 이는 자연과 사람과의 관계를 다시 친밀하게 만드는 기회를 가져다줄 것이다.
이는 개발우선 시대에 어쩔 수 없이 잃었던 우리의 것들을 다시 찾는 소중한 작업이 되리라 생각한다. 조흥은행과 광통교의 인연을 생각할 때 더욱 그러한 기대를 갖게 된다.
광통교 아래로 흐르는 맑은 물, 다리 위를 오가는 수많은 시민들의 모습, 지금보다 더 멋있는 광교 네거리에서 시민행사로 다리밟기 놀이를 하게 된다면 훨씬 더 사는 맛이 있을 것 같다.
/홍석주<조흥은행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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