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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보험 대연합 물결
입력2000-01-25 00:00:00
수정
2000.01.25 00:00:00
한상복 기자
겹치기 제휴로 기선제압...몫다툼 치열은행과 보험간 업무제휴가 봇물을 이루면서 「금융 대연합」 시대가 활짝 열렸다. 은행과 보험사들은 『일단 파트너부터 잡고 보자』며 세불리기 경쟁에 돌입했다.
제휴를 통한 대연합이 새 밀레니엄 트렌드로 부각되자, 이들 금융사의 제휴전담팀이 핵심부서로 급상승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대형은행과 보험사들이 잇따른 제휴에 「겹치기 출연」을 해놓고 있어, 앞으로 본격적인 제휴장사가 시작되면 몫다툼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거미줄 연합으로 세 불리기= 주요 은행과 보험사들이 내세우는 슬로건은 거미줄 네트워크다. 돈이 될만한 대형 파트너를 선점, 경쟁사의 콧대를 꺾어 제휴사업 기선을 제압하겠다는 발상이다. 이러다보니 덩치가 큰 은행 및 보험사들은 최소한 3~4개 이상의 제휴사를 확보했다. 가장 많은 제휴를 맺은 곳은 삼성화재. 한빛·조흥·주택·기업·외환·한미·대구·전북은행과 손을 잡았다.
한빛은행도 현대해상·삼성생명-화재와 제휴를 맺은데 이어 다른 대형 보험사를 물색중이다. 개인고객 비중이 큰 국민은행 역시 대형 보험사들의 표적이 됐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사업능력이 뛰어난 보험사를 얼마나 많이 확보하느냐에 따라 새로운 사업기회가 늘어나는 것으로 보면 된다』며 『이들 보험사의 상품을 지점 창구에서 파는 동시에 예금과 보험상품의 성격을 섞은 상품으로 다양한 구색을 갖추게 될 것』이라고 설명한다.
◇대연합 시대의 뒷골목= 그러나 대형 금융사들이 호화판 제휴 파티를 벌이고 있는 동안, 어두운 뒷골목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는 곳도 있다. 상당수 하위 보험사들은 제휴 은행을 잡지 못하는 「왕따」신세를 당하고 있다. 한 손해보험사 관계자는 『대형은행은 아예 포기하고 중위권 은행을 중심으로 제휴를 추진하고 있으나 상대편에서 전혀 응답이 없는 실정』이라며 『방카슈랑스라는 새로운 물결에 동참도 하지 못할 것 같아 걱정된다』고 말한다.
대형 보험사 간에도 벌써부터 목좋은 은행창구를 잡기 위한 경쟁이 달아오르고 있다. 한 보험사는 제휴은행이 최근 경쟁 보험사에 알짜창구를 먼저 배정할 조짐을 보이자 임원을 보내 거칠게 항의하기도 했다. 이 보험사 관계자는 『일부 초대형 보험사를 제외하고는 시중은행에 끌려다닐 수 밖에 없는게 업계의 현실』이라며 『언젠가 겸업이 허용된다면 은행의 입김이 더욱 세져 소형 보험사는 설 땅을 잃고 말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은행과 보험사들의 오픈형 제휴가 많은 사업기회를 제공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발빠르게 환경에 적응하지 못할 경우 제휴에서 탈락하는 적자생존의 정글로 뒤바뀔 소지가 있다』고 경고한다.
한상복기자SBHA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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