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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기업실적 부진에 발목잡히나

11일 증시에서 하락세가 이틀째 지속되면서 코스피 지수는 지난 주말까지 12일 연속 상승흐름을 통해 어렵게 1,400 고지를 점령했던 상승폭을 일부 반납했다. 10일 시장에서의 소폭 하락흐름은 '숨고르기' 정도로만 여겨졌지만 11일 오전시장에서는 장중 지수 1,380선이 흔들거리는 상황으로 내몰린 것이다. 증시 안팎에서는 환율과 유가 등의 영향으로 큰 폭으로 하향 조정된 주요 기업들의 1.4분기 실적이 이날부터 공개된다는 점을 반락장의 가장 큰 요인으로 꼽고 있다. ◆ 낙관론서 '일단 관망' 선회 = 이번 주부터 시작되는 주요 기업들의 실적이당초 기대보다 크게 후퇴했다는 데는 증권가는 의견의 일치를 보고 있다. 이날 오후 실적을 내놓을 POSCO[005490]의 경우 1.4분기 영업이익이 2년여만에1조원 아래로 밀려났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고 14일 발표될 삼성전자[005930]의 분기 영업이익은 1조6천억원대까지 후퇴했으리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과거지사'인 1.4분기 실적의 기대치 조절은 이뤄졌지만 이제부터 주가 흐름을 결정할 2.4분기 실적 역시 기대를 갖기 힘들다는 점이다. 1.4분기 실적의 하향 조정이 이뤄진 주요인중 하나가 급속도로 절상된 원화의영향이었는데 원.달러환율은 한 때 950원을 하향 돌파한 데 이어 950원대에서 계속 횡보하고 있는 형편이다. 여기에 국제유가 역시 10일 거래된 두바이유 가격이 배럴당 62달러선을 상향 돌파, 7일만에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불안한 조짐을 나타내며 투자심리를 압박하고 있다. 이 때문에 증권가에서는 당분간 실적발표가 시장의 모멘텀이 되리라는 기대감은일찌감치 접어둔 상태다. 미래에셋증권 심재엽 연구원은 "1.4분기에 이어 2.4분기에도 펀더멘털이 개선될여지가 크지 않다는 점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실적발표와 관련해서는 관망자세를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대신증권 함성식 연구위원도 원화 절상에 따른 부진한 기업실적 전망이 시장에부담을 줄 가능성을 지적하며 "기술적 측면에서 1차적으로 1,380선 전후까지 조정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 후속 주자부재가 낙폭 키워 = 12일 연속 상승세에서 1,380선까지 큰 폭으로되밀린 데 대해 증시 분석가들은 '후속주자의 부재'에서 또다른 원인을 찾고 있다. 우선 수급면에서 연속 상승장 기간 1조6천억원대 순매수를 기록하며 포식에 나섰던 외국인들이 다시 순매도로 돌아서며 '휴식국면'에 접어든 반면, 기관투자가들은 아직 '실탄부족' 상황까지는 아니지만 외국인으로부터 순매수 배턴을 이어받기에는 힘이 달리는 형국이다. 자산운용협회에 따르면 지난 7일 기준 주식형 펀드 수탁고가 34조5천107억원으로 한달 내내 34조원대에서 맴돌고 있을 뿐 아니라 지난 3일 34조9천716억원을 꼭지점으로 다시 위축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주도주의 '배턴터치'가 이뤄지지 않은 점도 부담요인으로 거론된다. 외국인 순매수에 의한 기술주 반등과 실적과 인수.합병(M&A) 기대감이 겹친 금융주들이 시세를 선도하며 1,400선을 재점령하는 데 까지는 성공했지만 이후 장세를책임질 업종과 종목군이 부각되지 않고 있다는 이야기다. 이는 바꿔말하면 당분간 이전의 금융주처럼 시장 전체에 모멘텀을 가져올 업종이나 종목을 발굴하기 쉽지 않다는 말이 된다. 증시 전문가들의 추천도 뚜렷하게 보수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대신증권 함 연구위원은 "증시가 그간 외국인의 풍부한 유동성에 의해 상승세를보여줬다면 이제는 그 한계상황이 노출되기 시작했다는 판단"이라며 순환 상승에 소외되었던 내수 우량주에 포커스를 맞추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고 전망했다. 삼성증권 오현석 연구위원은 "업종.테마별 순환매 구도가 지속되고 있으므로 불확실한 수익가치보다 안전한 자산가치에 포커스를 둬야 할 것"이라며 "우선 자산가치 대비 저평가된 기업에서 매수 대상을 선정해야 하며 이 경우 지주회사 주식이 유망하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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