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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은 ‘뒷전’ 밥그릇만 챙겨
입력2003-11-19 00:00:00
수정
2003.11.19 00:00:00
박정철 기자
한나라당과 민주당, 열린우리당의 18일 국회의원 정수 증원 합의는 적잖은 논란과 파장을 불러올 사안이다. "정치개혁을 한다면서 첫 합의가 밥그릇 수 늘리기냐", "가뜩이나 국회의 생산성, 정치의 효율성에 대해 회의적 시각이 많은 데 여론이 의원 수 증원에 쉽게 동의해 주겠느냐"는 비판이 나올 수 밖에 없다.시민ㆍ사회단체들은 이미 의원 수 증원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혀놓은 상태다. 정치권이 선거구제 및 지구당ㆍ후원회 폐지, 정치자금 문화의 투명화 등 시급한 개혁 과제들을 제쳐놓고 의원 수 증원부터 합의한 것은 결국 "국회의 입법권 남용이자 이기주의가 아니냐"는 지적이다.
특히 국민의 비판적 시선을 의식, 의원정수 유지를 당론으로 정하고도 국회 정개특위에서 뒤집은 한나라당의 부담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당장 최병렬 대표와 이재오 사무총장은 소식을 전해 듣고 "현행 정수 유지가 당론"이라고 못박은 반면 홍사덕 총무는 "3당 협상 결과를 존중할 것"이라고 말해 조정 여부가 주목된다.
"선거구 재조정을 통해 지역구 의원 정수가 줄어들 것을 내다보고 미리 의원 정수를 늘려 탈출구를 마련해 놓는데 3당이 담합한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세비와 정당의 국고보조금 등 의원 1인에게 평균 6억여원의 국민 세금이 들어가므로 의원 정수 늘리기는 저비용 정치구조 흐름과도 어긋난다"는 의견도 있다.
이에 대해 3당은
▲IMF이후 달라진 국내 상황
▲인구 증가
▲행정부 견제 등을 내세워 의원수 증원을 합리화하고 있다. 16대 총선 이전인 2000년 2월 299석에서 277석으로 의원 정수를 줄인 것은 IMF이후 고비용 저효율 구조 탈피라는 여론의 압력에 따라 이뤄진 것으로, 국내 안팎의 환경이 크게 달라진 만큼 의원 정수도 재조정돼야 한다는 것이다.
민주당 정치개혁특위 간사인 박주선 의원은 "국회의원 수가 줄어든 2000년보다 지금 인구가 400만명 늘어난 상태"라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나라가 미국 다음으로 의원 1명당 인구수가 많다"는 논리도 들었다. 정치권은 이밖에 사회 다원화로 행정부가 점차 비대해지는 상황에서 입법부로서 행정부를 적절히 감시, 견제하기 위해선 그에 걸맞게 의원 수가 증원돼야 한다는 입장을 펴고 있다.
<박정철기자, 배성규기자 parkjc@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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