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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용(사진) LG전자 부회장은 얼마전 구매부서를 직접 찾아 직원들의 경비절감노력을 격려했다. 구매파트가 부품 공급사의 고유번호를 통일해 낭비를 없애고 협력사들이 제시하는 부품간 비교를 쉽게 해 효율을 높였기 때문이다. 언뜻 보면 사소한 일이지만 티끌만한 낭비도 없애야 한다는 남 부회장의 경영철학이 묻어 있는 대목이다. LG전자가 지난해부터 전사적인 차원에서 추진한 낭비제거 활동이 1년 만에 직원들의 일상생활로 자리잡으며 기대 이상의 효과를 거두고 있다. 전국 곳곳의 산업현장에서 올라온 각종 낭비제거 제안은 벌써 30만건을 넘어섰고, 이중 27만건이 생산이나 연구ㆍ마케팅 등 업무에 적용돼 업무 효율을 끌어올리고 있다. 회사의 한 관계자는 “팀 단위로 매월 낭비제거 간담회가 진행되고 사업부 단위로 우수 사례 경진대회도 열린 결과”라고 설명했다. 남 부회장은 지난해 4월부터 매월 4개 팀씩 불러모아 현장의 낭비제거 간담회를 열고 있다. 남 부회장은 이 자리에 빠짐없이 참석해 개선 활동을 보고받고 직원들을 격려하고 있으며 사업본부와 연구소를 방문할 때도 항상 낭비제거 활동을 꼼꼼하게 살펴본다. 신입사원들도 예외 없이 낭비제거 활동을 약 5분에 걸쳐 남 부회장에게 직접 보고할 정도 로 생활로 자리잡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당초 팀장들이 발표하던 형식도 해당 직원들이 직접 발표하도록 바꿨다”며 “낭비제거는 한사람이 아니라 모든 직원이 동참할 때 최고의 성과를 낼 수 있다는 남 부회장의 생각 때문”이라고 전했다. 이처럼 남 부회장이 낭비제거 활동에 깊게 관여하는 것은 낭비 업무를 없애게 되면 고객에게 가치를 주는 ‘핵심 일’에 직원들이 보다 더 집중할 수 있다는 지론에서다. LG전자는 앞으로도 낭비제거 노력을 가속화, 연간 약 99만건의 생산성 혁신 아이디어를 모으고 있는 도요타의 혁신활동을 따라잡을 계획이다. 남 부회장은 지난해 취임 이후 “제조업체로는 우리가 상당한 강점을 갖고 있는 회사로 평가 받고 있지만 도요타와의 격차는 아직 크다”며 “지혜를 이용해 생산성과 효율을 높이는 것이 경영이며 연구개발(R&D) 멤버도, 생산현장의 사원들도 모두가 경영자”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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