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기의 주가가 거침없는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삼성전기는 26일 사상 최고가를 다시 갈아치우며 국내 정보기술(IT)부품업체로는 처음으로 시가총액 10조원을 돌파했다. 지난주 말 사상 최고 수준의 올 1ㆍ4분기 실적을 발표했음에도 앞으로 실적이 더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가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 대부분의 삼성전기 관련 애널리스트들은 "올 2ㆍ4분기 실적은 1ㆍ4분기 실적 수준을 뛰어넘어 다시 한번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며 "실적 향상 속도가 주가가 오른 것보다 더 빨라 주가가 추가 상승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IT부품업체 최초 시총 10조원 넘어=26일 삼성전기는 전일보다 6,500원(4.91%) 상승한 13만9,0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외국계 증권사인 크레디트스위스(CS) 증권 창구에 가장 많은 매수 주문이 몰리는 등 외국인들이 삼성전기 주식을 대거 사들인 것으로 추정된다. 이날 종가를 기준으로 삼성전기의 시가총액은 10조3,824억원을 기록해 국내 IT부품업체로는 최초로 시총 10조원 기업에 올랐다. 시가총액이 10조원을 넘는 IT부품 기업은 세계적으로도 일본 기업인 교세라ㆍNIDECㆍ무라타와 함께 삼성전기까지 4개 업체에 불과하다. 삼성전기에는 이번 시총 10조원 돌파가 글로벌 상위 IT부품업체로서의 위상을 확실히 굳힌다는 의미가 있다. 글로벌 순위뿐 아니라 국내 시총 순위도 크게 뛰어올랐다. 지난달 말까지만 해도 국내 주식시장에서 시총 순위 28위에 불과했던 삼성전기는 최근 주가 상승세에 힘입어 18위까지 수직 상승했다. 특히 삼성그룹 내에서 삼성전자에 이어 부동의 시총 2위 기업이었던 삼성화재를 밀어내고 새로운 '2인자' 기업으로 자리 잡는 데 성공했다. ◇2ㆍ4분기 실적도 사상 최고 수준 될 듯=삼성전기는 이미 지난 23일 분기를 기준으로 사상 최고 수준의 1ㆍ4분기 실적(매출액 1조6,236억원, 영업이익 1,191억원, 순이익 1,234억원)을 발표했다. 실적 발표 후 차익실현 매물 출회로 상승세가 다소 주춤한 것이 보통이지만 삼성전기는 이례적으로 실적 발표 후 주가가 더 강한 반등을 시도하고 있다. 1ㆍ4분기 실적 못지않게 2ㆍ4분기에도 실적이 향상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에 매수세가 매도세를 눌러버린 것이다. 이종민 솔로몬투자증권 연구원은 "투자자들이 이번 1ㆍ4분기 실적을 통해 발광다이오드(LED) 및 적층세라믹콘덴서(MLCC)의 업황이 호황인 것을 확인한 듯하다"며 "앞으로 환율이 크게 떨어지지 않는 한 올 2ㆍ4분기에 실적 사상 최고치를 다시 한번 경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증시전문가들은 주가 측면에서도 성장성에 비해 저평가돼 있기 때문에 추가 상승 여력이 크다고 입을 모았다. 이날만 해도 10곳 이상의 증권사들이 삼성전기의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했다. 이윤상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기가 예전에는 일본 업체의 후발주자에 불과했지만 이제는 삼성전자와 함께 IT부품 분야에서도 글로벌 선도기업의 위치에 올라섰다"며 "이번 1ㆍ4분기 깜짝실적을 기록했지만 실적개선세 및 주가상승세는 2ㆍ4분기에도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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