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FC스타 조미옥 대표(37ㆍ사진)의 휴대전화는 불통일 때가 많다. 한번에 연결될 경우가 거의 없다. 어렵사리 연결되더라도 통화가 쉽지 않다. 그가 다시 전화를 할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는 늘 바쁘다. 매장에 들러 점원들과 대화를 나누고, 서비스 교육을 실시하거나, 예비 가맹점주와 상담을 하고, 점포를 구하기 위해 상권을 누빈다. 외식사업에 뛰어든지 올해로 15년째. 200여평 규모의 중식당을 5개 브랜드 56개의 매장을 운영하는 제법 규모있는 사업체로 키웠지만 그는 늘 현장에 있다. 조 대표는 “그곳에 직원이 있고, 고객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 뮬란의 화신 = 조 대표는 화교 3세다. 70년 전북 부안에서 태어나 한국에서 고등학교를 나오고 대만 정치대학에서 교육학을 전공했다. 동시통역사로 일하면서 삼성, SKC 등 대기업 중국어 강사로 활동하던 그가 외식업에 뛰어든 것은 지난 93년 부모가 운영하던 200여평 규모의 중식당 ‘중국관’이 건물주의 부도로 경매 위기에 처하면서. 그때 나이 스물넷이었다. “오빠가 둘이나 있었지만 식당을 맡을 상황이 아니었어요. 두렵고 힘들었지만 몸져 누운 부모님을 보면서 가만히 앉아 있을 수만은 없었습니다. 시간이 흐를수록 오기도 생기더군요” 노약한 아버지를 대신해 남장을 하고 전쟁터에 나간 중국 구전설화 ‘뮬란’을 연상케 하는 대목이다. 그래서일까. 그는 7년 뒤 새로운 중식 레스토랑을 론칭하면서 상호를 ‘뮬란’으로 지었다. 조 대표는 식당이 경매로 넘어가지 않도록 법원을 찾아 다니는 동시에 매출을 올리는데 동분서주했다. 그녀의 호소와 노력이 통해서일까. 2년 뒤 법원은 식당을 돈으로 주고 사가라는 판결을 내렸고, 조 대표는 98년 중국관을 사들이는데 성공했다. ◇ 고객이 답이다 = 중국관을 운영하면서 조 대표는 모든 것을 고객의 눈높이에 맞췄다. 고객의 욕구변화와 시장환경의 변화에 따라 자신을 변화시켰다. 이를 위해 그가 ‘고객수기’를 쓴 것은 많이 알려진 사실이다. 고객 한 사람 한 사람의 취향과 식성을 노트에 기록해 맞춤 서비스를 제공했다. 조 대표는 “주별, 요일별, 시간별로 고객들의 취향을 분석해 방문하는 날에 따라 직접 메뉴를 추천했다”면서 “고객들의 다양한 취향을 충족시키기 위해 기획메뉴와 코스메뉴, 퓨전메뉴도 잇따라 개발했다”고 말했다. 또 중국을 제집처럼 드나들면서 인테리어를 연구하고 매장에 설치할 소품을 직접 골랐다. 직원 교육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항상 고객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은 기본이고, 호텔급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직원들의 직무태도를 고쳐나갔다. 조 대표는 “직원들에게 높은 수준의 서비스를 요구하면서 좀 더 많은 월급과 약간의 인센티브를 주는 것만으로는 동기부여가 되지 않는다”면서 “자신만의 가게를 운영하고 싶어하는 직원들을 위해 새로 생기는 점포의 점장으로 임명하거나 가맹점주가 될 수 있도록 지원했다”고 말했다. ◇ 국내 최대 중식 체인 꿈꾼다 = 중식은 체인화가 가장 어려운 업종 중 하나로 꼽힌다. 흔히 ‘중국집’으로 불리우는 중화요리집이 지천에 널렸고, 중국인 주방장 1~2명만 있으면 점포 운영이 가능하기 때문. 그러나 조 대표는 틈새시장이 있다고 믿었다. “과거 중식은 외식선호도 조사에서 거의 꼴찌 수준이었습니다. 중국집은 지저분하고, 늘 비슷한 음식만 접할 수 있고, 고객 서비스가 형편없는 곳으로 인식됐지요. 트렌드에 맞는 새로운 메뉴를 개발하고, 깔끔하고 세련된 인테리어에서 고품격 서비스를 제공한다면 사랑받을 수 있다고 믿었습니다.” 99년 ㈜아시안푸드를 설립한 조 대표는 2000년 8월 홈플러스 안산점에 중식 캐주얼 레스토랑 ‘뮬란’을 오픈했다. 뮬란은 현재 매장이 40개로 늘었다. 지난해 16개가 오픈했고, 올 1분기에만 12개가 새로 출점했다. 4월에도 4개 매장이 새로 문을 연다. 신규 점포 대부분 할인점 ‘홈에버’ 푸드코트에 입점했다. 2003년 론칭한 중식 패밀리레스토랑 ‘샹하이문’은 현재 7개가 운영중이고, 딤섬과 만두류를 판매하는 ‘샹하이델리’와 ‘상해식품점’은 각각 7개와 3개를 운영하고 있다. 조 대표는 올해 전체 매장수를 85개로 늘리는 한편 오는 2010년까지 260개의 매장을 확보, 아시안FC스타를 국내 최대의 중식 프랜차이즈 회사로 키울 생각이다. 그는 “아직 중식의 진정한 대중화가 이뤄지지 않았다”면서 “그 동안 직영 위주로 운영하면서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가맹사업을 활발히 전개해 중식의 매력을 소비자들에게 느끼게 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그는 앞으로도 늘 현장을 지킬 생각이다. 02-766-62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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