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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쇼핑 상장… 대주주 '대박' 개미 '쪽박'

공모투자자 "이제 롯데백화점.마트 안 간다"

공모가 고평가 논란속에 9일 신규 상장된 롯데쇼핑 주가가 공모가인 40만원 언저리에 머물자 어렵사리 공모주를 받아간 개인투자자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롯데그룹 오너 집안은 롯데쇼핑 상장으로 명실상부한 주식부자로 발돋음했지만 "공모주는 돈이 된다"는 믿음을 갖고 5조원대 청약증거금을 몰아준 개인들은 씁쓸한 입맛을 다셔야했다. 심지어 적금 깨고 대출까지 받아가며 롯데쇼핑 공모주 청약에 참여한 이들은 공모가격이 비싸 낭패를 봤다며 앞으로 롯데백화점이나 롯데마트는 보이콧하겠다는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5조원대 청약증거금 중 34.1%는 대출 12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2일과 3일 롯데쇼핑 일반공모에 몰린 청약 증거금 5조2천970억원 가운데 34.1%인 1조8천64억원은청약 증권사가 개인투자자에게 대출한 돈이다. 주간사로 참여한 대우증권이 1조2천억원을 대출해준 것을 비롯해 교보증권(1천210억원), 동양종금증권(1천80억원), 현대증권(939억원), 대신증권(802억원), 한국투자증권(709억원), 우리투자증권(759억원), 삼성증권(565억원) 등도 연리 8%로 청약증거금을 빌려줬다. H증권의 한 관계자는 "공모주는 청약만 받으면 대박이라는 인식이 강해 대출을 이용하는 고객들이 많다"고 밝혔다. ◆롯데쇼핑 "소문난 잔치 먹을거 없었다" 하지만 민간기업 사상 최대 규모의기업공개(IPO)를 통해 화려하게 주식시장에 등장한 롯데쇼핑의 경우 "공모주는 돈이 된다"는 공식에 맞지 않았다. 이 회사 주식은 공모가격이 지나치게 높게 책정됐다는 논란 속에 상장 이틀째인10일 40만4천500원에 장을 마쳐 공모가보다 겨우 4천500원(1.12%) 높았다. 업계에서는 이자비용까지 지불하며 주식을 받아간 개인투자자들 가운데는 손실을 본 이들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대우증권에 따르면 당시 평균 청약경쟁률이 77대1 수준임을 고려할 때 10억원을 들여 한도인 5천주까지 청약한 일반투자자는 64주 정도를 받을 수 있었다. 이 투자자가 청약일인 2일에 5억원을 대출 받아 환불일인 7일에 상환했다고 가정하면 이자비용은 54만8천원이다. 롯데쇼핑 64주의 공모가 대비 시세차익은 28만8천원에 불과하기 때문에 오히려 손해를 본 셈이다. ◆개미들 "롯데쇼핑, 실망했다" 증권포탈인 팍스넷(www.paxnet.co.kr) 사이트에는 거액을 들여 롯데쇼핑 공모에 참여했다가 낭패를 봤다는 투자자들의 하소연이 줄을 이었다. '에르티지'라는 필명의 한 개인투자자는 "정기적금 깨고 빚내서 십여주 받았는데 팔아버려야겠다"며 주당 40만원에 공모한 롯데쇼핑을 성토했다. 그는 "주말마다 롯데백화점이나 롯데마트로 차 끌고 가곤했는데 이제는 이마트나 신세계(백화점)행"이라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또 다른 개인투자자는 "공모주 청약할 때 경쟁업체 주가와 비교하지 않고, 롯데칠성이나 롯데제과 등 (100만원이 넘는) 계열사 주가와 비교한 것이 큰 실수였다"고 청약참여를 후회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작년 이후 주식시장에 상장된 종목의 대부분은 공모가격보다 높은 수준에서 주가가 형성됐고, 심지어 2배 이상 오른 종목도 심심치 않게 발견할 수 있다"며 "롯데쇼핑은 공모가 수준에 머물러 실망한 투자자들이 많았다"고 전했다. 우리사주 34만2천858주를 역시 공모가인 40만원에 최고 130만주까지 배정 받은 롯데쇼핑 직원들도 기대만큼 주가가 오르지 않아 실망하는 분위기다. 회사측에서는 우리사주를 청약 받고자하는 직원들에게 연리 5.5%로 대출 서비스를 제공한 바 있다. ◆롯데쇼핑 오너 집안은 '돈 벼락' 롯데쇼핑은 공모가 기준 시가총액이 11조원에 달해 유통업계 라이벌 신세계의 8조8천644억원(10일 종가 기준)을 넘어서는 수준으로 상장 이전부터 공모가격이 높다는 평가를 받았다. 유통업종을 담당하는 한 애널리스트는 "공모가격이 높게 책정된 것은 기관투자자들이 반드시 편입해야 되는 대형 종목이라서 수요예측 때 높은 가격을 적어낸 곳이 많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청약에 참여한 개인투자자들은 울상을 짓고 있지만 롯데그룹 오너 일가는 돈방석에 앉게 됐다. 롯데쇼핑 주식 427만7천627주(14.83%)를 보유한 신동빈 롯데그룹 부회장의 지분가치는 1조7천303억원에 달한다. 신 부회장과 비슷한 423만5천883주를 갖고 있는 신동주 일본 롯데 부사장 역시 지분가치가 1조7천134억원 수준으로 주식부자 서열이 급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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