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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는 앞으로 몇 년간 1,000억달러 규모의 공사를 발주할 예정입니다. 한국 업체의 많은 참여를 기대합니다."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회사인 '사우디아람코(Saudi Aramco)'의 칼리드 A 알 팔리(사진) 총재는 2일 서울 남산 하얏트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사우디는 원유 정제 및 석유화학 플랜트, 아람코가 주도할 사회간접자본(SOC) 프로젝트 등을 합해 앞으로 수년간 1,000억달러 규모의 공사를 발주할 것"이라며 "적극적인 참여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아람코는 세계 원유 소비량의 30%를 공급하는 세계 최대 석유회사인 동시에 S-OIL의 대주주이기도 하다. 한국에서는 S-OILㆍSK에너지ㆍGS칼텍스에 원유를 공급하고 있다. 알 팔리 총재는 ▦건설 프로젝트에 대한 한국 업체들과의 협의 ▦원유 고객사들과의 교류 확대 ▦교육 및 연구개발(R&D) 강화 등을 위해 지난 11월28일 한국을 방문해 3일까지 머물 예정이다. 건설 프로젝트에 대해 알 팔리 총재는 "한국 업체들은 충분한 자격을 갖추고 있고 아람코는 한국 업체에 대한 믿음을 갖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한국이 굵직한 건설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과정에서 하도급 업체도 참여하게 될 것이고 수많은 일자리가 창출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알 팔리 총재는 최근의 두바이 쇼크와 관련, "사우디는 아무런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사우디는 금융ㆍ부동산 시장이 탄탄하고 아람코의 경우도 부채가 전혀 없다"면서 "두바이 정부가 신중하게 이번 일을 처리하고 있어 그 영향이 외부로 크게 확산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알 팔리 총재는 한국에 대한 원유 공급량을 늘리고 싶다는 희망도 표시했다. 그는 "한국 정유사들은 중요한 고객사이고 현재 고객사가 아닌 현대오일뱅크에도 앞으로 원유를 공급할 생각이 있다"고 밝혔다. 또 "현재 72명의 사우디 학생들이 한국 대학에서 공부하고 있는데 앞으로 숫자를 더 늘리고 싶고, 특히 서울대 및 카이스트와의 관계를 더욱 돈독하게 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알 팔리 총재는 "앞으로 수십년 간은 석유가 가장 편하고 지속 가능한 에너지인 것이 분명하다"면서도 "그러나 아람코도 사우디에 태양광발전소를 건설하는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등 장기적으로는 신재생에너지에 관심을 갖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S-OIL에도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검토하도록 권유하고 있으며 이는 이명박 대통령의 녹색성장 정책에도 부응하는 것"이라면서 "결정은 본인들이 할 일이지만 일본 회사들과 S-OIL이 협력해 한국에서 태양광 사업을 하라고 제안하고 싶다"고 밝혔다. 알 팔리 총재는 국제유가와 관련해서는 "아무도 전망할 수 없다"면서 "그러나 합리적인 수준으로 안정돼야 하고 그래야만 생산시설 투자가 가능해진다"고 강조했다. 그는 "아람코는 하루 1,200만배럴로 생산력을 늘렸고 그 중 400만배럴은 잉여생산력으로 확보하고 있다"면서 "산유국의 잉여생산력 보유, 각국 정부의 투기자본 규제가 동시에 이뤄져야 원유가격이 안정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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