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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리] 기술과 인간의 조화
입력1998-09-27 20:20:00
수정
2002.10.21 23:08:22
「정보는 돈」
이는 요즘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듣는 말이다. 그러나 정보시장이 얼마나 인간의 활동에 관계되는가를 실감하는 사람은 별로 없는 것 같다.
인터넷으로 유명해진 WWW(World Wide Web)의 본거지인 미국 MIT의 컴퓨터과학연구소를 맡고 있는 더투조스 교수는 『경제의 95% 정도가 정보시장의 영향으로 들불같이 변하고 있다』고 역설했다. 그는 산업혁명으로 생산성이 약 3배 증가했지만, 정보화는 생산성을 5배 정도 늘린다고 비교했다.
그러나 생산성 향상과 생활의 편리가 과연 인간을 더 행복하게 만들었는가는 한 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박세리의 멋진 퍼팅장면을 청학동에서 볼 수 있고, 인터넷을 통해 클린턴의 「사건」을 알게 된 시골 중학생이 친구들한테 자랑스레 떠벌일 수 있는 세상이니 분명 좋아지고 있는 것 같기는 하다.
그러나 한편으로 이동통신 발달로 바닷물 속에 들어가 있지 않는 한 불필요하고 거추장스런 연락을 다 받아야 한다. 요즘엔 위치마저도 숨기기 어렵게 됐다. 고속도로, 심지어 큰 빌딩의 출입마저 기록으로 남아 재생되기도 한다.
또한 가상현실과 통신망이라는 정보기술 때문에 물리적 접촉이 아닌 문자를 통한 대화, 현실과도 같은 가상의 접촉이라는 참으로 묘하면서도 유혹적인 인간행태가 가능해졌다. 그 결과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지켜져야 할 예의, 윤리, 수줍음 등이 많이 없어진 새로운 환경이 만들어지기도 했다.
산업혁명이 기술과 인간을 분리시키는 역할을 했다면 정보혁명은 자칫 인간과 인간을 분리시키는 무서운 결과를 가져올지도 모른다. 그러나 성냥불에 손을 데었다고 해서 성냥불을 원망할 수는 없다. 성냥불은 없어서는 안 될 귀한 것임엔 변함이 없다.
이동통신을 사치품이라고 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IMF라고 해서 모두 TV를 보지 말고 라디오를 듣자」라는 말이 안 통하듯 이동전화는 이미 하나의 새로운 문화로 자리 매김하고 있다. 실제로 이동통신 덕분에 얻어지는 가치 또한 막대하다.
새로운 정보통신기술을 배척하려 하면 할수록 사람끼리의 유리(遊離)가 심해질 것으로 생각된다. 나이 구십이 되어도 컴퓨터를 배우려 하는 것이 새로운 기술 속에서 인간답게 사는 것일 수 있다. 지금 컴퓨터 속에 한 번 들어가보라. 네티즌이라는 부류를 만나 그들과 새로운 관계를 설정해 보라. 이것도 이시대를 사는 지혜일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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