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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FTA세미나 '소리만 요란'

새로운 논의 없이 기존내용 재탕 삼탕 수준<br>"준비할 시간도 부족한데" 협상관계자 하소연

한ㆍ미 양국 재계는 21일 신라호텔에서 '제19차 한미재계회의'를 열고 투자 확대와 기술 협력 등 양국간의 경제협력 강화방안을 폭넓게 논의했다. 참석자들이 조석래 위원장의 개막연설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전격적으로 추진하면서 뒤늦게 국책연구원 및 경제단체를 중심으로 재탕ㆍ삼탕 수준에 불과한 ‘한미FTA 세미나 및 토론회’가 연이어 개최되고 있다. FTA협상 출범 전 국민적 공감대를 조성하거나 협상 전에 이미 파악했어야 할 내용이 대부분이어서 세미나의 실효성은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분석된다. ◇“더 우려낼 것도 없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21일 ‘한미FTA가 한국경제에 미치는 영향’이란 주제로 서울시 양재동 aT센터에서 토론회를 개최했다. 토론회에 참석한 한 국책연구원 관계자는 “새롭게 보이는 발표내용을 찾아볼 수 없다”며 “더 우려낼 게 없는 모양”이라고 푸념했다. 실제 지난 5월 이후 개최된 한미FTA 세미나 및 토론회는 이날 KDI 세미나와 처지가 별반 다르지 않았다. 2월 초 무역협회에서 개최됐다 무산된 한미FTA 공청회에서 소개된 자료와 3월부터 전국경제인연합회ㆍ무역협회ㆍ대외경제정책연구원ㆍ농촌경제연구원 등이 쏟아낸 몇 가지 보고서들이 현재까지 표현만 조금씩 바뀌어가며 소개되고 있다. 발표자나 토론자의 겹치기 출연도 비일비재하다. 앞서 밝힌 2ㆍ3월 세미나에 참석했던 인사들은 한미FTA 세미나와 토론회의 단골손님이 됐다. 토론을 해도 한미FTA 찬반논리와 논거가 대동소이한 이유다. ◇부작용만 큰 세미나 줄이어=효과는 없고 비용만 유발하는 정부 주도의 세미나가 잇따르는 것은 한미FTA를 전격 추진하면서 불투명한 밀실협의로 여론의 몰매를 맞은 정부가 원죄를 씻기 위해 전시행정에 강한 집착을 보이기 때문이다. 이날 세미나를 주최한 KDI의 한 관계자는 “국책연구원으로서 (정부의) 바람이 있으니까 부응하는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연구원이나 경제단체 측은 “별 다를 것 없는 세미나라도 주최하려면 장소 확보, 참석자 초대 등 최소 한달 이상 준비가 필요하다”며 “관계자들은 다른 일을 거의 할 수 없다”고 하소연했다. 콘텐츠가 없으니 홍보나 국민공감대 조성도 될 리 없다. 5월 무역협회에서 열린 세미나에 참석했던 한 대학원생은 “미국과의 통상문제에 관심이 많아 직접 와봤는데 (발표내용이) 신문 등에서 대부분 본 것”이라며 점심식사 후 발길을 돌렸다. 협상단 고위관계자는 “협상준비에도 시간이 부족한데 세미나에 불려 다니느라 더욱 힘들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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