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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 손자병법] 주변 의식말고 나만의 플레이를

故兵以詐立 以利動 以分合爲變者也(고병이사립 이리동 이분합위변자야).


‘고로 군대는 속여서라도 적보다 우위에 서야 하고 이득이 있을 때 기동해야 한다. 분산과 집합을 통해 변화에 적응해야 한다.’ 손자병법 군쟁(軍爭)편에 보이는 구절이다. 전쟁에서는 먼저 상대의 눈을 속여 이쪽 정체를 파악하지 못하게 행동하고 태세를 갖춘 다음에는 변화무쌍한 전술로 적을 쳐야 하는 것이다. 손자는 이 책의 첫째 편인 계편(計篇)에서 “전쟁은 속임수(兵者詭道也)다”라고 말한 바 있다. 아군의 실체를 숨겨 허(虛)를 실(實)로 보이게 하거나 실(實)을 허(虛)로 하면서 전쟁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라운드 동반자 가운데 가장 무서운 사람이 첫 홀(대개 파4 또는 파5)에서 아이언으로 티 샷을 하는 골퍼라고 한다. 아직 몸과 마음이 풀리지 않은 상태에서 무리하지 않고 안전한 플레이를 하겠다는 계산이 돼 있기 때문이다. 겉으로는 “자신이 없어서” 등등의 설명을 붙이지만 매우 냉철한 골퍼일 가능성이 많다. 서너 홀을 지난 뒤 “이제 몸이 풀리기 시작한다”며 드라이버를 잡는 등 본격적인 플레이를 펼친다. 성급하게 파나 버디 사냥에 나섰던 동반자들은 그 동안 이미 잃은 타수를 게임이 끝날 때까지 만회하지 못하고 만다. 파3 홀은 ‘작전’이 자주 펼쳐지는 곳이다. 어떤 골퍼는 130야드 정도 밖에 되지 않는 홀에서 9번 아이언으로 친 티 샷이 그린에 미치지 못하면 “이런, 공중에 바람이 부는지 8번 아이언도 짧아” 하는 식으로 혼잣말을 해 혼란을 주기도 한다. 이 말을 들은 동반자는 더 긴 클럽을 선택해 그린을 훌쩍 넘겨 버리지만 하소연할 곳이 없다. 물론 친선 라운드는 전쟁과 달라서 악의적인 속임수까지 써 가며 상대를 이겨야만 하는 경우는 거의 없을 것이다. 그렇지만 라운드 도중 동반자의 말 한마디, 한숨 소리 하나하나에도 오만 가지 신경을 쓰면서 스스로 무너지는 골퍼들이 적지 않다. 어떤 상황에서도 그 동안 연습해온 내 스윙과 거리를 확신하는 것이 성공적인 샷의 열쇠라는 점을 명심하는 것이 좋겠다. /MBC-ESPN 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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