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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적자금 청문회 다시 열릴까
입력2001-02-01 00:00:00
수정
2001.02.01 00:00:00
공적자금 청문회 다시 열릴까
여야, 필요성 공감 불구 내심 꺼려
공적자금 국정조사 공식일정이 지난달 31일 마무리됨에 따라 9일부터 시작되는 제218회 임시국회에서 관련 청문회가 다시 열릴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공적자금 국정조사기간인 지난달 16일부터 20일까지 닷새간 예정됐던 청문회가 여야간 증인신문 방식을 둘러싸고 대립, 파행으로 끝났기 때문이다.
여야는 명분상으로는 공적자금 청문회의 재개최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다. 그러나 여야 모두 공적자금 청문회의 재개최를 이미 물건너간 사안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것이 대세적인 시각이다.
여야는 109조원이란 막대한 공적자금이 어떻게 조성됐고 쓰였는지, 공적자금 투입과정에서 관리는 제대로 됐는지, 지금까지 얼마나 회수됐고 나머지는 앞으로 잘 회수할 수 있을 것인지 등에 대해 꼼꼼히 따져 국민의 혈세가 낭비되지 않도록 해야 하며 그 방법으로 청문회만큼 효율적인 게 없다는데 인식을 같이하고 있다.
또 첫 청문회가 50여명의 증인ㆍ참고인을 출석시켜 놓고도 단 한명에 대한 신문도 벌이지 못한 채 종료된데다 그 결과 공적자금 국정조사 보고서를 작성하지 못해 국민들의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는 점도 여야에 공적자금 청문회의 재개최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그러나 여야 모두 내심 청문회를 다시 여는 것에 대해 달가워 하지 않고 있다. 실제로 민주당은 첫 청문회 일정이 끝나자마자 서둘러 공적자금 투입 필요성과 운용상황ㆍ성과ㆍ과제 등을 담은 60쪽 분량의 '공적자금 국정조사 자료'를 사실상 청문회 결과보고서로 내놓았다. 민주당은 다시 청문회를 열어봐야 야당의 정치공세에 대응하는데 급급할게 뻔하다는 이유에서다.
한나라당도 현재 겉으로는 공적자금 청문회를 다시 열자고 강력히 주장하고 있지만 속으로는 굳이 다시 청문회를 여는 것을 꺼리고 있다.
한나라당은 첫 청문회 기간 동안 이례적인 '장외청문회' 방식을 통해 현 정부와 여당이 공적자금 조성ㆍ투입ㆍ관리ㆍ회수 등의 과정에서 정책난맥상을 보였다는 점을 집중부각시켜 나름의 성과를 거뒀다고 만족하고 있다.
그렇다고 공적자금 청문회가 다시 열릴 가능성을 전혀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 정치권의 관측이다. 한나라당이 일단 외형상 청문회 재개최를 요구하며 민주당을 압박하고 있고 민주당은 한나라당이 증인들을 한꺼번에 출석시켜 청문회를 정치공세의 장으로 활용하지 않는다면 긍정적이고 융통있게 협의할 수 있다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공적자금 청문회 재개최 여부는 여야가 민생 및 개혁입법 처리에 대한 합의도출하고 정치적 득실계산과 함께 증인 신문방식, 추가증인 선정문제, 청문회 기간 등 둘러싼 양측의 이견절충 여부가 결국 관건이 될 전망이다.
구동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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