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 년간 유례없는 수출 증가세에도 불구, 수출이 국내 고용이나 설비투자를 늘리는 ‘선순환 효과’는 오히려 줄고 있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국내 수출산업이 휴대폰ㆍIT 등 일부 첨단업종에만 치우치고 있지만 국내 부품소재 및 중간재 산업은 해당 분야에서 큰 성과를 내지 못한 탓으로 분석됐다. 26일 주요 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지난 90년 수출액 10억원이 늘린 고용인원은 31.9명인 반면 2000년의 경우 15.7명에 그쳤다. 10년 새 수출의 고용창출 효과가 절반으로 줄어든 셈이다. 수출의 설비투자 확대 효과도 크게 감소했다. 2004년 한국은행 산업연관표에 따르면 전산업에 걸친 부품소재 및 중간재 의존비율은 지난 95년 10.9%에서 2000년 13.7%로 늘어났다. 반면 설비투자 등의 국산화 비율은 95년 80.4%에서 2000년 76.7%로 되레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국내 주요 수출품이 과거 노동집약적 산업에서 최근 첨단기기 산업으로 급속히 전환됐기 때문에 이 같은 문제점이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한다. 즉 국제시장에서 인기 높은 수출품이 휴대폰ㆍPDP 및 LCD 모니터 등 첨단산업으로 옮겨왔지만 이에 필요한 부품이나 핵심설비는 여전히 일본 등 해외 선진국에 의존하는 정도가 크다는 것. 김창대 한국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대기업 위주의 첨단산업 발달에도 불구, 국내 부품소재 산업이 이 같은 발전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며 “이에 대한 집중적인 투자와 지원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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