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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 비밀지원 의혹 규명돼야

한나라당의 엄호성, 권오을, 이성헌 의원 등이 제기한 대북 비밀 지원설은 그 동안 떠돌던 설들을 공식화 한 것이다. 엄의원은 2000년 5월 현대상선이 산업은행으로부터 지원받은 4,900억원을 현대아산에 넘겨 북측에 전달됐다고 주장했다. 권의원은 현대가 금강산관광에 투자한 금액은 현대측이 밝힌 5,800억원보다 4,000억원이 많은 1조원대라면서 4,000억원이 뒷거래 됐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 의원은 현대건설이 2000년 5월 1억5,000만 달러를 해외에서 북측에 전달했다고 주장했다. 이들 주장이 상호 연계성을 갖고 있는지는 명확치 않으나, 엄의원이 제기한 4,900억원 비밀 지원설은 관련자들의 증언이나, 석달 보름만에 갚아야 할 산은 자금을 1,800억원 외에 나머지는 갚지않고 있는 정황으로 미뤄볼 때 상당한 개연성이 있어 보인다. 당시 산은총재였던 엄낙용씨는 25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당시 현대상선의 사장인 김충식씨로부터 '우리가 쓴돈이 아니므로 정부가 갚아야 한다'는 말을 들었다"고 증언했다. 엄씨는 재경부장관 등이 참석한 청와대 대책회의에서 이 문제를 제기했고 김보현 국정원3차장을 만나 "걱정하지 말라"는 말을 들었다는 증언도 했다. 우리는 현대의 지원이 2000년 김대중 대통령과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 간의 남북정상화담을 앞둔 시기라는 점에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김대중 대통령의 햇볕정책으로 남북관계가 크게 진전됐고, 북한의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어 내고 있음은 인정된다. 남북간에 도로와 철도를 연결하는 공사가 착공됐고, 북한은 중국계 네덜란드인을 앞세워 신의주를 경제특구로 개발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북한과 같은 극도의 폐쇄체제를 개방으로 유도하는데 비상한 수단이 필요 했음도 인정된다. 그 같은 전례는 한ㆍ러 한ㆍ중 수교교섭 과정에서도 있었던 일이다. 그런 거래는 넓은 범위에서 통일비용으로 포함시킬 수 있다고 본다. 그러나 이 같은 밀실흥정 식의 대북거래는 앞으로는 지양돼야 한다. 남북간의 거래는 그 방식부터 정상화돼야 한다. 그렇게 하는 것이 남북관계의 건전한 발전에 유익하다. 이 사건과 관련해 이종남 감사원장이 산업은행의 대출건에 대한 감사 실시 방침을 밝힌 것은 이 사건 처리는 물론 재발방지를 위해 가장 바람직한 방식이다. 정치권이 선거를 의식해 이 문제를 선정적으로 다뤄서는 안 된다. 북한에서 일고있는 변화의 바람에 역풍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처리문제는 감사원감사결과를 놓고 논의해도 늦지않다. 앞으로 대북사업은 철저한 민간자율과 정부의 예산으로 해야 한다. 정부가 민간기업을 들러리로 내세워 무모한 투자를 하게 함으로써 기업이 어려움을 겪는 일은 현대가 마지막이어야 한다. document.write(ad_script1); ▲Top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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