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 대작 가을 극장가 수놓는다

로맨스 대작 가을 극장가 수놓는다액션과 호러 일색이던 여름 대작들에게서 바통을 이어받은 하반기 영화계 특징은 가슴을 촉촉히 적시며 마음을 설레이게 하는 멜로 영화들이 대거 포진하고 있는 것이 특징.

특히 올 가을에는 다른 어느해보다 작품성으로나 흥행성으로나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대작들이 포진되어 있어 여름 못지 않은 뜨거운 격전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돼 그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가슴절인 사랑이야기로 극장가를 수놓을 작품은 흥행메이커 브루스 윌리스와 미셀 파이퍼의 사랑되찾기「스토리 오브 어스」(롭 라이너 감독), 최고의 섹시가이 리차드 기어와 사랑의 요정 위노나 라이더가 시한부 삶을 사는 여인의 사랑이야기를 그린「뉴욕의 가을」(조안 첸 감독) 그리고 광활한 대자연 시베리아를 배경으로 광활하고 스펙터클한 영상과 사랑을 담은 「러브 오브 러시아」(니키타 미할코프 감독)등 3작품. 모두 30일 개봉이다.

할리우드 스타들을 전면적으로 내세운 멜로들의 공습과 함께 지난해 칸 영화제 개막작으로 소개돼 화제를 모으기 시작해 러시아 개봉당시 영화「타이타닉」의 두배가 넘는 흥행기록과 3배 가격의 암표가 팔리는 등의 화제를 모았던 작품들이다.

「러브 오브 시베리아」는 「닥터 지바고」「잉글리쉬 페이션트」「타이타닉」이후 오랫만에 만나는 서사구조의 블록버스터 로맨스.

시베리아 벌목 허가권을 따내려는 로비스트 제인 칼라한(쥴리아 오먼드)과 사랑과 열정에 자신의 모든 것을 내어 던질 만큼 순수하고 풋풋한 사관생도 안드레이 톨스토이(올렉 멘쉬코프)의 운명보다 잔인하고 가슴시린 안타까운 어긋남이 무려 20여년의 세월을 거스르며 이어지는 사랑을 그리고 있다.

이태리·프랑스·러시아·체코 4개국이 580억원의 막대한 제작비를 들여 만든 이 작품은 얼음판 위에서 2,000여명의 젊은이들이 상의를 벗고 축제를 만끽하는 장면, 실제 크렘린궁에서 촬영된 사관생도들의 졸업식, 수천명의 죄수들과 시베리아로 호송되는 기차에서 눈물로써 마중하는 친구들과 「세빌리아 이발사」를 부르는 장면 등의 볼거리등으로 2시간 40분을 끌고 간다.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때」이후 10년만에 선보인 롭 라이너감독의 「스토리 오브 어스」는 즉흥적이고 소탈한 성격의 소설가 벤과 크로스워드 퍼즐게임을 좋아하는 케이티의 결혼생활을 그린 영화.

눈만 마주쳐도 사랑을 속삭이던 두 연인은 오랜 결혼생활끝에 눈만 마주치면 싸워대는 원수가 됐다. 이들에게 평화의 수단은 침묵. 결국 별거에 들어간다.

「다이하드」류의 액션에서 볼 수 없었던 남다른 유머와 재치로 미셀 파이퍼와 호흡을 맞춰가는 브루스 윌리스의 연기가 인상적인 작품이다.

뉴욕의 가을을 한폭의 수채화처럼 담아낸 「뉴욕의 가을」은 어느날 불현듯 사랑이 찾아왔다 떠나는 그 많고 많은 이야기 중의 하나. 여성 감독 특유의 감성으로 현실감있게 그렸다.

뉴욕 최고 레스토랑의 경영자이자 「신화적인 남자」라는 타이틀로 잡지의 표지에 오를 만큼 완벽한 남자 윌 킨. 자신의 매력을 십분 활용해 자유롭고 풍요로운 삶을 즐긴다.

하지만 인정하고 싶지 않은 과거가 있어 늘 가슴 한편이 무거운 그는 다른 누군가를 진실하게 받아들이지 못한다. 그런 그 앞에 모자디자이너 샬롯을 만난다. 22살의 나이차가 나는 소녀와도 같은 그녀와 처음으로 사랑에 빠진다.

박연우기자[e-mail]

입력시간 2000/09/18 18:45

◀ 이전화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