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ving&Joy] 당신은 아세요? '走馬加鞭' 여심을! 과천벌 내닫는 여기수 3인방 우현석 기자 hnskwoo@sed.co.kr 사진=김동호기자 관련기사 "수 없이 낙마… 처음엔 겁 많이 났어요" 연 매출액 140억 교복업체 CEO 토니안 을유년 마지막날 뭐하십니까? 하늘을 사랑한 여류 비행사 레저 단신 '大寒大國' 그 절경 속으로… 사람들은 대개 자기가 상대하는 사람을 두 부류로 나누는 잣대를 가지고 있다. 어떤 이들은 자기가 상대하는 이들을 부자와 빈자로 나누고, 또 다른 이들은 종교에 따라 신자와 이교도로 나누는가 하면, 외모와 학식의 유무 등 다양한 기준으로 사람을 분류하기도 한다. 같은 이치로 ‘글로 밥을 벌어먹고 사는’ 기자는 자기가 상대하는 사람들을 취재가 쉬운 사람과 취재가 어려운 사람으로 나누어 생각한다. 그렇다면 성별(性別)의 벽(壁)을 뛰어넘어 안장 위에서 준마를 호령하는 여자 기수들은 어떤 부류일까. 남자들도 하기 힘든 경주마 기수라는 직업을 가진 이 여장부들을 만나 처음 받은 느낌은 “오늘 취재가 간단치 않겠구나”였다. 그도 그럴 것이 사진 촬영을 요구하는 기자에게 날아온 첫 마디가 “사진 찍는 줄 알았으면 이 자리에 안 나왔다”는 일갈 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예민함과 속내를 숨기지 않는 이들의 솔직함은 이해할 만 하다. 생각해보라. 500㎏의 몸집에 시속 60㎞로 달리는 말 위에서 안전벨트는 고사하고, 반쯤 일어선 자세로 채찍을 때리는 순간의 고독함을. 앞서 가는 자의 긴박함과 뒤쫓는 자의 초조함을 달래줄 것이라고는 오로지 지축을 뒤흔드는 말발굽 소리 뿐 일진데 5척 단구의 가녀린 이 처녀들이 무슨 힘으로 이 고독을 견뎌낼 것인가. 그리고 그 고독과 싸우는 이들에게 자기 자랑과 한 줄 기사의 허명(虛名)은 과연 무슨 소용일 것인가. 그렇게 ‘말년 고생’(?)을 시작한 지 한 시간쯤 지나자, 이 여걸들도 말문이 트이기 시작했다. 경주마를 휘몰아치는 맹렬 낭자들은 자신의 강인함 한 꺼풀 아래 숨겨진 천진난만함을 구태여 감추지 않았고, 자랑이나 과장에도 익숙지 않았다. 입력시간 : 2005/12/28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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