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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나 늦은 첫 FTA

한국이 우여곡절 끝에 자유무역협정(FTA) 대열에 참여하게 됐다. 국회는 16일 한ㆍ칠레 FTA 협정문에 서명한지 1년 만에 비준 동의안을 표결로 통과시켰다. 네번째 시도된 이날 표결에서 국회는 재석의원 234명중 찬성 162표, 반대 71표, 기권 1표로 통과시켜 결국 세계 경제의 대세를 수용하는 결정을 내렸다. 한ㆍ칠레 FTA 비준은 지난주 국회를 통과한 이라크 추가파병안과 함께 그 동안 표류해온 두 가지 주요 국정현안이 해결된 것으로 만시지탄이나마 다행이다. 한ㆍ칠레 FTA는 사실 이렇게 힘들게 처리될 사안은 아니었다. 우리나라가 처한 입장을 생각한다면 벌써 처리됐어야 할 일이다. 처리지연으로 인한 대외신인도의 저하와 무역손실 등을 감안한다면 만시지탄이라는 표현이 너무 한가할 지경이다. 그 동안 세 차례나 시도된 국회 처리를 실력으로 저지했던 농촌의원들과 여야 지도부의 입장도 이해할 수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정부가 이미 농업경쟁력 강화를 위해 10년 동안 119조원 지원계획을 밝히는 등 나름의 대비책이 제시된 상태에서 이른바 `농촌당` 의원들은 총선을 앞두고 농촌 표를 의식해 막무가내식으로 반대했다. 국익보다 사익을 앞세운 처사라는 비난을 받아 마땅했다. 이번에도 처리가 무산됐더라면 국회를 해체하라는 여론이 하늘을 찌를 상황이었다. 세계무역기구(WTO) 체제의 다자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는 여건에서 국가간 자유무역협정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이미 전세계에 200여개 이상의 국가간 또는 지역간 무역협정이 체결되어 있다. WTO회원국 중 FTA를 체결하지 않은 나라가 우리나라와 몽골 뿐이라는 사실은 수치다. 지금 우리 경제는 제조업 공동화가 가속되고 있는 가운데 경기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수출로 힘겹게 버티고 있는 형국이다. 수출을 활성화 하는 길이라면 모든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 수출 기반을 살려야 국가경제가 살고 궁극적으로 농촌도 살리는 길이다. 이번 한ㆍ칠레 FTA 비준을 계기로 일본ㆍ싱가포르 등과의 FTA 체결에도 박차를 가해야 할 것이다. 한ㆍ칠레 FTA 비준동의안을 처리함으로써 우리나라는 올해 대 칠레 수출증가액 6억3,600만달러, 무역수지개선 4억3,100만달러 등 상당한 성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반면 대책이 마련됐다고는 하지만 국내 농가피해도 불가피 해졌다. 정부는 FTA 비준에 연계해 제정되고, 개정키로 한 부채경감특별법 등 4대 특별법의 차질없는 이행에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김영기기자 young@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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